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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여성 구두, 건강을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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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여성 구두, 건강을 신자!

입력
200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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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른 스트랩 슈즈에 매혹된 L(26)씨. 발목에 보톡스 주사까지 맞고 스트랩 슈즈를 신었다. 패션 잡지에서 '엉킨 끈들이 여유 있게 발등으로 흘러내리게 신어야 스트랩 슈즈의 멋을 잘 살린다'는 기사를 읽은 뒤 통통한 발목에 끈이 낄까 봐 보톡스로 발목 근육을 수축시키는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구두를 신은 첫날 출근길에 지하철 계단을 뛰어 내려가다 발목을 접질리고 말았다. 굽이 높은데다 헐렁한 끈이 발목을 받치지 못해 발이 미끄러진 것.

#패션리더를 자부하는 O(25)씨. 올 여름 뉴욕을 강타할 것이라는 플리플럽 슈즈를 해외 쇼핑몰을 뒤져서 구입했다. 달랑 발가락만 거는 슬리퍼 형태의 이 슈즈가 발을 시원하게 해 줄 것이라는 판단과 굽이 작고 낮아 발의 피로가 덜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이 신발은 "질질 끌듯 신어야 매력"이라기에 주위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고 "따닥 따닥" 소리를 내며 신나게 걸어 다녔다. 그러다 며칠 전 구두 굽이 보도 블록 사이에 끼여 넘어지는 바람에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

요즘 유행하는 여성 구두는 발 건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뉴욕 독신 여성들의 일상을 그린 외화‘섹스 앤 더 시티’가 구두에 대한 여성들의 환상을 부추긴 탓인지 거리엔 날렵하고 아슬아슬한 구두가 부쩍 늘었다. 특히 높은 굽에 끈으로 종아리까지 칭칭 감는 ‘스트랩 슈즈’와 뒤축이 트인 ‘뮬’, 슬리퍼 형태의 굽 낮은 ‘플리플럽 슈즈’ 등이 올 여름 거리를 활보할 ‘구두 3인방’이 여성의 발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이런 구두를 신은 여성을 보면 아슬아슬해서 볼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런 구두를 신다 발목 인대가 심하게 다치거나 발목 염좌상을 입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스트랩 슈즈

스트랩 슈즈는 매년 등장하지만 올해는 특히 굽이 예년보다 훨씬 높은 7~10㎝에 발목까지 끈으로 둘둘 감는 ‘앵글 스트랩 슈즈’가 유행이다.

이 구두는 허리와 발목의 건강을 동시에 위협한다. 굽이 높아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중심을 잡으려면 허리를 뒤로 젖히게 되는데 그러면 척추가 뒤로 휘는 척추 후만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무게 중심을 잡으려다 보면 온몸 근육이 긴장돼 쉽게 피로해지고, 아무리 끈으로 발을 고정해도 헐렁하게 매게 돼 발이 구두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삐거나 골절을 입기도 한다.

●뮬

몸의 균형을 잡고 건강을 유지하는 올바른 걸음걸이는 발뒤꿈치-발바닥-발끝 순서로 걷는 ‘3박자 보행’. 좋은 신발은 앞뒤로 발을 지지해줘 3박자 보행이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뮬은 발꿈치를 감싸는 부분이 없어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돼 자연히 앞쪽부터 발을 디디게 된다. 이렇게 보행하다 보면 발목을 삘 염려가 있다. 아울러 구두가 벗겨지지 않도록 무의식적으로 발가락과 발등을 위로 젖히게 돼 발이 쉽게 피로해지고 발등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뮬은 특히 야외수영장에서 많이 신게 되는데 이 때가 더욱 위험하다. 발이 물에 젖으면 미끄러져 발목을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플립플럽(고무슬리퍼)

일종의 ‘굽 달린 슬리퍼’로 불리는 플립플럽은 ‘조리’라고 불리는 모양에 뒤축에 작고 뾰족한 굽이 액세서리처럼 달려 있는 형태다.

이 신발은 발 모양이 훤히 드러나고 시원한 느낌을 줘 젊은 여성이 특히 좋아한다. 굽이 낮아 발이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뒷굽이 작고 뾰족해 중심을 잡기 힘들고 길이 울통불퉁하면 미끄러질 우려도 높다. 또한 길에 난 균열에 굽이 끼어 발목을 다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스트랩 슈즈는 끈 꽉 감고… 뮬은 반드시 스타킹 신고

발 건강도 지키고 최신 유행의 물결도 놓치지 않으려면 샌들을 제대로 신는 지혜가 필요하다. 스트랩 슈즈는 무엇보다 끈이 발등과 발목을 탄탄하게 감아주는 것을 골라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발과 발목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또 앞부분의 폭이 넓은 것을 고르면 발의 피로를 덜 수 있다. 굽은 되도록 낮은 것이 좋다. 정히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싶다면 착용 시간을 하루 1~2시간에서 서서히 늘려가도록 한다.

뒤축이 없는 뮬은 스타킹을 꼭 챙겨 신는 수밖에 없다. 뮬을 신으면 발이 미끄러져서 발목을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맨발일수록 발에 땀이 차면서 잘 미끄러지게 되기 때문이다. 플리플럽 슈즈는 발 건강만 생각한다면 신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도움말 임천힘찬병원 정형외과 양지웅 과장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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