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군의 주권 이양을 전후로 예상됐던 이라크 저항세력의 대대적인 공세가 개시돼 이라크 치안 상황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저항세력과 테러 단체들은 24일 총공세를 시작하면서 이라크 임시정부의 핵심 치안기구인 경찰 경비대와 미군 기지를 타깃으로 설정,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는 이라크 주권 이양 작업을 막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미군은 분석했다.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민주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저항세력들은 이날 새벽 바그다드, 수니파 밀집지역인 수니 삼각지대의 라마디, 팔루자, 바쿠바, 북부의 모술 등에서 일제히 공격의 총성을 울렸다.
이들이 택한 공격 수법의 다양성은 이번 공세가 치밀하게 준비돼왔음을 반영했다.이들은 경찰관서 습격(바그다드, 라마디, 바쿠바, 모술, 마하윌), 경찰책임자 관서 습격(라마디), 경찰복장 자폭대원의 경비대 초소 공격(바그다드), 경찰관서 및 경찰학교에 대한 차량폭탄 공격(모술) 등 지금까지 사용해온 공격 방식을 총동원했다.
더욱이 수니파 저항세력에 요르단 출신 테러리스트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등 외부 테러리스트들이 가세한 양상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공세의 강도도 결코 예사롭지 않다. 팔루자에서는 미군의 코브라 헬기가 격추됐고 라마디, 모술, 바쿠바의 치안 기구는 사실상 와해됐다.
사실상 전쟁 상황을 맞게 된 미군은 초기에 공세의 고삐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바쿠바 라마디 팔루자 등지에서 미군이 저항세력들을 향해 공중공격과 포탄세례를 퍼부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군은 초기에 공세를 제압하지 않고서는 쉽사리 수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듯 하다. 이러한 미군의 반격으로 이라크 민간인 사상자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올 4월 미군의 혹독한 진압작전을 경험한 팔루자 시민들이 서둘러 피난길에 오른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미군의 진압작전이 성공을 거둘 지는 의문이다. 자생적인 수니파 저항세력과 외부에서 유입된 테러단체들의 유기적 결합이 이번 공격을 통해 확인된 만큼 30일 전후까지 이어질 이들의 총공세는 쉽사리 제압되지는 않을 듯 하다. 또 우여곡절 끝에 이라크 임시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임시정부는 더욱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이라크 임시정부는 연합군 임시행정처(CPA)로부터 국방, 내무 등 11개 핵심부처의 업무를 인계받아 사실상 주권이양의 마지막 수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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