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테이프에 보인 김선일씨는 흰색 원안에 영어가 써 있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짧은 머리에 면도를 한 깔끔한 모습이어서 살해되기 전과는 대조를 보였다. 무늬가 없는 베이지색 벽 앞에서 2∼3분여 촬영한 화면에 테러범은 영어로 심문했으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김씨는 심문과정에서 영어로 비교적 분명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비디오 테이프에 나오는 심문내용 요약.
―이름은.
"김선일이다."
―생년월일은.
"9월13일. 생년은 1970년이다."
―어디에서 태어났나.
"한국. 남한이다"
―직업은.
"한국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이라크에는 언제 왔나.
"바그다드에 말인가? 5일 후면 6개월이 된다. 아랍어를 배우고 싶다. 3일 전 미군 캠프에 베개와 선글라스 등의 물건을 배달하러 갔었다. 결혼한 형제와 3명의 누이가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진짜 테러리스트다. 왜냐하면 한국에 있을 때 TV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을 봤다. 나는 부시가 여기를 공격한 것은 석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흘 전 팔루자 근처의 미군 캠프에 갔다.미군들은 총을 들이대고 '이봐, 어디서 왔나. 직업이 뭐지' 등의 질문을 했다. 온 몸을 뒤지기도 하고 나를 의심했다. 나는 미국인을 싫어한다. 미국 캠프에 식료품을 대고 있지만 나는 미국 군인들과 부시를 싫어한다. 진심이다. 미군들은 팔루자에서 이라크인들을 죽인다. 나는 이라크인들을 좋아한다. 이라크인들은 친절하다. 바그다드에서 나는 나에게 구걸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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