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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살 충격/AP통신서 "3일 金씨 실종여부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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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살 충격/AP통신서 "3일 金씨 실종여부 문의"

입력
200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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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P통신은 지난 3일 외교부에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실종됐는지 여부를 문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러나 외교부가 "언제, 누구와 통화했는지 사실을 밝히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AP의 주장에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AP측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부는 피랍사실을 고의로 묵살했거나 직무를 유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P측은 이날 "계열사인 AP텔레비전뉴스(APTN)가 6월초 바그다드에서 김선일씨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배달 받았다"면서 "서울지국은 본사의 의뢰에 따라 외교부에 전화를 걸어 '김선일씨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이라크에서 실종된 사실이 있느냐'고 문의했고,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AP측은 "이를 문의한 기자는 한국 외교부에 비디오 테이프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테이프에는 김씨가 납치됐을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 출석, "철저히 조사중이지만 AP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은 아직 확인 안됐다"며 "한국정부의 공신력과도 관계가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문의했는지 밝혀줄 것을 AP에 요청했으며, AP가 이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AP측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부가 현지공관을 통해 김씨의 근황을 확인했더라면 피랍사실을 조기에 파악하고 구명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비난이 거세질 전망이다. 또 만약 정부가 피랍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살, 은폐했을 경우에는 파문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씨가 근무했던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김씨 피랍 다음날인 1일과 7ㆍ10ㆍ11일 등 무려 4차례나 주이라크 대사관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알 자지라가 피랍사실을 보도한 21일까지 이를 몰랐다는 주장에 대한 의문도 한층 증폭되고 있다. 김 사장은 또 대사관을 방문했던 같은 기간에 미군 서비스업체인 AAFES측에 대해서는 김씨의 석방 노력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 사장은 정부의 조기 귀국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PTN에 배달된 테이프에서 김씨는 말끔하게 면도를 한 상태에서 영어로 이라크인을 사랑하고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비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회색 벽 앞에 앉아 있는 김씨는 얼굴은 나오지 않은 사람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생년월일, 출생지를 말하고 자신의 직업을 수학교사라고 말했다. 김씨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으며 "미국이 이라크인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는 석유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했다. 따라서 나는 부시와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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