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야! 태권도를 향한 네 열정을 생각하니 힘이 절로 솟더구나. 너의 아름다운 희생정신은 한국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거야. 이제 편안히 눈을 감으렴."충북 진천군이 주최한 '2004세계 화랑태권도대회' 무예부문 격파경기에 참가, 23일 금강상을 수상한 필리핀 대표 크리스 에르난데스(29·사진)씨는 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했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동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그의 동생 크롬웰 에르난데스(사망 당시 26세)는 지난해 10월 이 대회에 출전, 예선에서 상대선수의 돌려차기에 맞고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진 뒤 가족들에 의해 장기를 기증했다.
필리핀에서 고교 태권도 교사를 하고 있는 형 크리스는 "태권도와 한국을 사랑했던 동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며 "예선전에서 사고를 당한 동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천=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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