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김선일씨의 시신은 현지시간 22일 오후 5시20분(한국시간 10시20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35㎞ 떨어진 지점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헌병에 의해 발견됐다.마크 키미트 연합군 대변인은 발견 직후 "아시아인의 시신을 발견했다"면서 "시신은 차량에서 던져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신은 머리가 잘려진 채 였으며, 머리와 시신이 함께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근거로 김씨의 시신 발견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바그다드 서쪽에 위치한 팔루자에서 김씨를 납치, 살해한 테러범들은 살해 후 시신을 팔루자와 바그다드 중간 지점의 도로 인근에 유기했다. 테러범들은 자신들의 범행 장소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로를 유기 장소로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러범들은 특히 눈에 잘 띄는 도로에 시신을 방치하면서 머리와 시신이 동시에 발견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미군이 시신의 신원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으로 김씨 살해가 한국군 파병을 막고자 하는 자신들의 경고임을 재차 통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테러범들이 김씨의 시신을 차량에서 던진 듯하다는 발표 내용은 좀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가 "김씨의 시신에는 인계철선으로 연결된 폭탄(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테러범들이 폭발물을 설치한 시신을 차량에서 마구잡이로 내던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미군은 김씨의 시신이 어디에 담겨져 있는지 등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미군은 발견 직후 시신을 촬영한 뒤 사진을 전자 메일을 이용해 한국 정부와 바그다드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전송하면서 신원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김씨의 시신을 바그다드 시내 기지의 영안실로 안치한 미군은 바그다드에 있는 가나무역의 김천호 사장에게도 연락했고, 김 사장은 이날 밤 10시30분께 시신이 김선일씨임을 확인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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