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정부가 22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사용하도록 승인했던 포로 신문 기법에 관한 메모를 기밀해제하면서 이라크 포로에 대한 고문 용인설 차단에 나섰다.그러나 공개된 자료에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관타나모 기지 구금자에 대한 심문기술로 옷을 벗기고 군견을 이용해 위협하는 것 등을 승인한 사실이 확인돼 새로운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258쪽 분량의 메모는 2002년 1월부터 2003년 4월사이 미 정부가 관타나모 기지 등에 수용된 포로들을 다루는 방법을 처리해온 과정을 담고 있다. 부시 정부가 당초 2012년까지 비밀로 분류한 이 메모를 전격 공개한 것은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 후 정부가 고문을 묵인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서이다. 9·11 이후 알 카에다 요원 신문에 새로운 기법들이 사용됐지만 이 기법들이 고문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공개 직전 "우리는 결코 고문을 묵인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고문을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2월 7일 작성된 메모에서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는 전쟁 법률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며 "내가 헌법에 따라 제네바 협약의 효력을 중지할 수 있다는 법무장관의 결론을 수용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 권한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 메모 중에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고문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것 같은 조항과 미국인들은 고문에 대한 기소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대목이 포함된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이 메모는 럼스펠드 장관이 2002년 12월2일 관타나모 수용소 신문기술과 관련해 20시간 연속조사 종교적인 것 등 안락함을 주는 항목 제거 옷 벗기기 군견을 이용한 공포감 조성 등 구금자의 개인적 공포를 이용하는 기법을 승인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럼스펠드 장관은 자신이 하루에 10시간씩 서서 일하는 것을 지적하며 부하에게 "왜 구금자에게 4시간만 서 있도록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메모는 기록하고 있다.
자료 공개 자체에도 논란이 따른다. 구체적 신문 기법을 공개함으로써 '적 전투원'들의 효과적 대응을 초래, 대테러 전쟁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미 정부 내부에서 제기됐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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