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되기 직전 입고 있었던 오렌지색 낙하산 강하용 복장의 색깔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피살된 미국인 폴 존슨과 니컬러스 버그도 같은 색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슬람 전문가들은 "이슬람 전통과 문화측면에서 오렌지색이 갖는 특별한 상징성은 없다"고 지적한다. 다만 이번에 등장한 오렌지색 복장은 미군의 관타나모 교도소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 수용 중인 이라크 포로들의 옷과 같다는 점에서 '즉대즉(卽對卽)' 심리적 효과를 노린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슬람 전통 속의 첨예한 복수심리를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 김선일씨를 미국인들과 같은 종류의 옷을 입혀 살해했다는 점에서 한국을 미국과 동등한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김씨를 납치 살해한 테러단체인 '유일신과 성전'은 한국인에게 보내는 성명을 통해 "당신들의 군대는 이라크인들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저주받을 미국을 위해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련의 행태를 볼 때 테러범들은 오렌지색을 곧 적으로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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