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가 납치 하루 전인 30일과 5월 중 한국의 친구에게 보낸 '최후의 이메일' 3건이 공개됐다. 김씨의 고향(부산)친구 심성대(35·학원강사)씨는 5월 한달동안 주고 받은 이메일을 23일 공개하면서 "선일이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수차례 밝혔다"고 말했다.김씨는 5월8일 심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국인들이 거의 다 가고 회사 직원들 다섯명이 3주째 조촐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나는 설교도 맡고 있고…"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또 "이제는 정말로 여기에 있기가 싫다. 빨리 갈 수 있도록 기도해다오"라며 고국을 그리워했다.
15일 이메일에서는 "20일간 휴가를 갈 예정이다. 사장님에게 휴가를 다녀온 뒤 연말이나 연초까지만 일을 하겠다고 했다"며 "휴가 간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들뜬 기분이다. 도착하는 첫날에 바로 찜질방으로 가자"는 내용을 담아 보냈다. 김씨는 또 "이곳에서 약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체득하게 됐다. 미군의 만행을 담은 사진도 갖고 가겠다. 결코 부시와 럼스펠드의 만행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지막 글이 된 30일 이메일에서 "한국 가면 네가 원하는 맛난 것은 어떤 것이든지 사줄게. 기대하고 있어라"며 귀국에 대한 들뜬 마음을 한껏 표현했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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