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주가를 조작하는 등 불공정 거래를 일삼아 기업을 파산으로 몰고 간 기업 사냥꾼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증권선물위원회는 23일 등록법인 H사와 D사, 상장법인 S사 등 3개 상장·등록법인의 주식을 시세 조종한 혐의로 중소기업 C사 대표 진모씨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구모씨 등 13명에 대해서는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등으로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이와 함께 공시 의무를 위반한 D사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C사 사장 진모씨와 코스닥 등록 중견기업 Q사 대표이사 원모씨 등 2명은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코스닥 등록기업인 H사 주식에 대해 저가 매도 주문, 허수 매도 주문, 통정 매매 주문 등 총 288회에 걸친 시세 조종 주문을 내 주가를 7,000원대에서 2만7,000원대로 끌어올렸다.
조사 결과 진씨 등은 H사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주주와의 협상에 실패하자 시중에서 유통되는 주식을 대량으로 분산 매집한 뒤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 올려 경영권 방어를 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장 기업인 S사 상무 이모씨는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 등록기업 D사를 인수한 뒤 D사의 현금 자산을 이용해 다시 S사를 인수하고, S사의 원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운용 자금 마련을 위해 전문투기꾼 구모씨 등과 짜고 통정 매매 등을 통해 S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다. 이씨의 기업사냥에 이용된 D사는 결국 경영난에 빠지면서 코스닥 등록요건 미달로 올해 초 퇴출됐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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