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웨인 루니(18·에버튼)냐,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18·맨체스터 유나이티드)냐.유럽대륙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유로2004가 중반전에 돌입하면서 8강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비롯해 개최국 포르투갈, 축구종가 잉글랜드,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과 덴마크, '죽음의 조'를 통과한 체코, '돌풍의 주역' 그리스 등이 피 말리는 혈투 끝에 8강에 올랐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무적함대' 스페인,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는 복병들에게 발목이 잡히며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25일(한국시각) 시작되는 8강 토너먼트의 최고 빅카드는 포르투갈과 잉글랜드의 맞대결. 두 팀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이후 2연승, 8강에 진출한 데다 유로대회 우승경험도 전무하다. 역대 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4승2무3패(FIFA공식기록)로 우위. 조별 리그서 4골을 뽑아내며 득점 선두에 나선 '축구신동' 웨인 루니를 앞세운 잉글랜드는 유로2000 조별 리그에서 먼저 2골을 넣었으나 2―3으로 역전패,
이번에 설욕을 벼르고 있다. 스위스와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서 연속 2골을 넣으며 '하얀 펠레'로 떠오른 루니는 3경기 연속골을 잡아내 축구종가 부활의 선봉장에 나설 각오다.
개최국 포르투갈은 '황금세대'를 대신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수렁에서 구해낸 '젊은 피'의 선두주자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내세워 맞불을 놓을 작정이다. 조별 리그에서 1골에 그쳤지만 지난해 8월 10대로는 당시 세계 최고 몸값인 1,750만 유로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포르투갈의 희망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해 잉글랜드 선수들의 장단점을 꿰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한 솥밥을 먹고 있는 데이비드 베컴과 루이스 피구의 중원 혈투도 흥미거리. 개막전에서 지네딘 지단에 완패, 자존심을 구긴 베컴은 프리킥 등 세트플레이 때의 미사일킥이 일품. 메이저대회 마지막 출전이 될지도 모르는 피구는 좌우측면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수비진을 흔드는 드리블과 패스가 트레이드마크다.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두 선수의 발끝에서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2연패를 노리는 프랑스는 약체로 꼽히는 그리스를 만났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프랑스는 B조 1위(2승1무)로 8강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경기내용과 뒤늦게 폭발한 티에리 앙리의 득점포 때문에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기에 그리스의 제물이 되지 않겠다며 집안단속을 하고 있다.
반면 그리스는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와 앙겔로스 바시나스를 앞세워 또 한번의 이변에 도전한다. 체코와 덴마크전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공방전이 예상된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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