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유적이 28일부터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리는 제28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KBS와 MBC가 때맞춰 고구려 유적을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두 방송사 모두 처음으로 고구려 고분에 직접 들어가 벽화를 카메라에 담았다. 국내에 공개되지 않았던 진파리 1호 고분과 수산리 고분 등의 모습이 담겨 있어 책에서만 보던 고구려 고분벽화를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MBC는 24일 밤 11시 5분부터 60분간 특집 다큐멘터리 '살아오는 고구려'를 방영한다. '살아오는 고구려'는 408년경 축조된 덕흥리 고분과 발굴 3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된 진파리 1호분, 강서 삼묘와 대성산성, 평양성의 모습을 담았다. 덕흥리 고분은 무덤 주인인 유주자사 진(鎭)이 현도 태수, 낙랑 태수 등 13개 군의 태수 또는 장군에게 배례를 받는 '13군 태수 배례도'로 유명한 고분이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진파리 1호분은 평양시 력포구역 룡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무 곁에 나무가 그려져 있는 벽화로 이름이 나있다.
'살아오는 고구려' 제작을 위해 5월 29일부터 6월 5일까지 북한에 다녀온 MBC 서정창 PD는 "직접 눈으로 확인한 고구려 벽화는 도감에서 보던 느낌과 달리 어제 그린 듯 생생해 1,500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KBS는 7월 10일, 17일 오후 8시 남북공동제작 다큐멘터리 '고구려는 살아있다'(가제)를 2회에 걸쳐 내보낸다. '고구려는 살아있다'는 KBS가 14개 북한 유적을 촬영하고, 북한의 조선중앙 TV는 4개 유적의 촬영을 담당했다. 또 남측학자 4명과 북측학자 6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형식으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고구려는 살아있다'에는 강서 대묘·중묘·소묘와 진파리1호, 평양성, 대성산성, 대성산 고구려 무덤 떼, 황룡산성, 고산동 1호분 등의 유적이 포함된다. 이중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되는 수산리 고분이다. 수산리 고분에는 막대나 공, 바퀴를 공중에 던지며 묘기를 부리는 재주꾼들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가 있어 1,500년 전 고구려 사람들이 즐겼던 교예(서커스)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아울러 조선중앙력사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고구려 유물은 물론, 북한 국가유적 2호로 지정된 고구려 안악궁터도 카메라에 담았다. 북한 조선중앙TV의 촬영분에는 기수·시녀·기악대·기마대가 소가 끄는 수레를 탄 무덤 주인을 따르는 '대행렬도'로 잘 알려진 안악 3호분, 장수·구월 산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KBS 남북교류협력기획단 최정길 부주간은 "이번엔 특히 태성 3호분과 송죽리 고분의 발굴 당시 북한이 촬영해 놓은 비디오를 처음으로 공개해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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