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축구신동' 웨인 루니(18·에버튼)가 유럽 축구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잉글랜드가 복병 크로아티아를 꺾고 8강행을 확정지은 22일(한국시각) 유럽은 온통 '루-마니아(Roo―mania·루니의 열성팬을 지칭)'들의 루니 칭송으로 들썩거렸다.
루니가 스위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2골을 뽑아내며 잉글랜드를 8강에 견인하자 스벤 고란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은 "루니는 골만 잘 넣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축구선수"라며 "1958년 스웨덴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끈 17세의 펠레 이후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날 2골을 추가한 루니는 4골로 지단을 제치고 득점선두에 나섰으며 역대 최연속 득점왕은 물론 최다골(84년 미셸 플라티니·9골) 기록도 갈아치울 기세다.
최연소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며 잉글랜드 축구사를 새로 쓰고 있는 루니는 비록 이날 스위스의 요한 볼란텐(18·PSV)에게 유로대회 최연소득점기록을 내주었으나 유로2004 최고의 스타로 부상했다.
이날 잉글랜드에 패한 크로아티아의 오토 바리치(71) 감독은 "그를 묶기 위해서는 10명의 선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데이비드 베컴도 "오늘 그의 질주는 거칠 것이 없었다"며 "루니는 쏟아진 모든 칭찬을 다 받을 만 하다"고 말했다.
유럽 축구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루니는 자고 나면 주가가 올라 몸값이 천정부지로 폭등하고 있다. 에버튼 감독인 데이비드 모예스는 "루니를 데려가려면 5,000만파운드(9,100만달러·한화 1,050억원)는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몸값을 제시했다.
이적료 5,000만파운드는 2001년 7월 프랑스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이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갈 때 기록한 6,620만달러(당시 약 820억원)를 능가하는 천문학적인 돈이다.
연습생 출신의 시골소년에서 잉글랜드의 희망으로 떠오른 루니의 덤블링 골세리머니 덕분에 잉글랜드가 축구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프랑스 "앙리도 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나란히 8강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22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의 루즈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2회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04)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축구 신동' 웨인 루니(에버튼)가 2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활약에 힘입어 크로아티아를 4―2로 꺾었다.
이로써 2승1패(승점6)를 기록한 잉글랜드는 이날 스위스를 3―1로 꺾은 프랑스(2승1무·승점7)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A조 1위 포르투갈과, 프랑스는 A조 2위 그리스와 각각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반드시 이겨야만 8강 진출이 가능한 크로아티아였다. 초반 잉글랜드를 강하게 압박한 크로아티아는 5분께 선제골을 뽑아냈다. 라파이치의 프리킥 상황에서 잉글랜드 골키퍼 데이비드 제임스가 걷어낸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니코 코바치가 오른발로 밀어넣은 것.
패할 경우 8강 진출이 무산되는 잉글랜드는 폴 스콜스의 슛을 시작으로 소나기슛을 퍼부었지만 골문을 비켜갔다. 잉글랜드를 위기에서 구한 것은 스위스전에서 2골을 몰아친 '18세 루키' 루니였다.
40분께 마이클 오언의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며 공교롭게도 루니의 머리위로 떨어졌고, 루니의 머리를 거친 볼은 오른쪽에 있던 스콜스의 헤딩슛으로 연결되며 동점골로 이어졌다.
기세가 오른 루니는 전반 종료 직전 스콜스의 패스를 받아 아크 오른쪽에서 대포알 같은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선 크로아티아의 추격에 쐐기를 박은 것도 루니였다. 크로아티아의 맹공에 시달리던 22분 오언의 패스를 받은 루니가 단독 드리블로 골문까지 쇄도,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추가했다.
루니는 4호골을 기록하며 지네딘 지단(3골·프랑스)을 제치고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잉글랜드는 이후 8강전을 의식, 스콜스와 루니를 뺀 직후인 후반 27분 이고르 투도르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3―2로 쫓겼지만 34분 램퍼드가 추가골을 잡아내 8강행을 확정지었다.
프랑스는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지단의 선제골과 뒤늦게 폭발한 티에리 앙리의 연속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스위스의 신예 요한 볼란텐(18)은 18세4개월20일만에 동점골을 잡아내 18일 루니(18세7개월23일)가 세운 기록을 3개월4일 앞당기며 유로 대회 최연속 득점기록을 갈아치웠다.
/여동은기자
●내일의 하이라이트
독일―체코(D조, 24일 오전 3시45분 리스본, SBS)
'전차군단' 독일(2무·FIFA랭킹 8위)이 이미 8강 티켓을 거머쥔 체코(2승)를 꺾는다면 네덜란드와 라트비아(이상 1무1패)전의 결과에 관계없이 무조건 8강에 오른다. 독일은 유로96 결승에서 체코를 2―1로 이긴 적이 있는 등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다 체코가 조1위를 확정지은 마당에 굳이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1골 밖에 뽑지 못하는 등 골 결정력 부족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다.
독일의 루디 푀일러 감독은 부진한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세 대신에 19세 신예 루카스 포돌스키를 투입하는 등 공격진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거미손' 골키퍼 올리버 칸이 지키는 골문이 안정적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반면 2차전에서 체코에 충격적인 2―3 역전패를 당한 네덜란드는 라트비아를 이긴다는 전제 하에 독일이 체코에게 비기거나 지기를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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