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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결핍의 굴레를 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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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결핍의 굴레를 벗자

입력
200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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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6월을 기억해 본다. 전두환 독재정권에 항거해 많은 사람이 거리에 나왔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최루탄을 맞으며 "호헌철폐, 민주수호"를 목이 쉬도록 외쳤다. 거의 모든 계층, 모든 분야의 사람이 동참했다. 그 함성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6월 항쟁은 영원히 기억할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이다.이제 세상이 참 많이 달라졌다. 그때 거리에 나왔던 사람 중에서 세 사람이 연달아 대통령이 되었고, 현재 국회의원 중 절반을 넘는 숫자가 그때 거리에 나왔던 사람들이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도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민주주의가 성장하였다.

그런데도 17년 전 그때와 똑같은 시각으로 사회를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자신들이 고생하여 이룬 성과를 스스로 외면하는 모습이다. 왜 그럴까? 혹 그 때가 그리운 것은 아닌지. 혹 그렇게 외면하여 얻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은 아닌지.

달라진 때를 분별하는 영성적 지성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궂은 일과 더불어 좋은 일도 경험하게 된다. 현재가 어렵더라도 과거에 비해 나아진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데 늘 부족감으로만 사는 사람이 있다. 부분의 부족을 전체로 지각하며 영원히 결핍감으로 허덕이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삶에 있음과 없음이 함께 있을 터인데, 있음은 외면하고 없음만 보며 원망과 고통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없음은 채우려 노력하고, 있음은 누리고 감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인의 삶에서나 사회의 문제를 대하는 시각에서 함께 말이다.

그런 사람의 개인 삶에는 여유로움이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의 사회비판으로 우리 사회는 날로 성숙해 갈 것이다.

/노희담 신명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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