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병원에 많이 찾아온다. 천식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그러다 보니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올 정도가 돼서야 자신이 천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천식 환자들 스스로도 관리를 등한시하여 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 천식환자 인구는 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국민 10∼20명 중에 한 명이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게다가 천식이란 병이 평소에는 그 증상이 남들에게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배려도 기대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특히 직장인들은 술자리가 잦고 담배를 피우는 동료 옆 자리에서 간접 흡연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천식이 발병할 확률이 5배에 이른다. 담배가 천식을 악화시키는 중요 요인인데 술자리에 참석한 이상 상대방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피할 수 없다.
평소 밥을 먹다가도 기침을 심하게 하면 물을 갖다 주거나 괜찮으냐는 걱정의 눈길을 보내준다. 그러나 천식환자가 발작이 생겨 숨을 못 쉴 정도로 심한 기침과 호흡곤란을 보이면 주위 사람들도 당황한 나머지 응급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 환자들이 겪는 호흡곤란은 마치 '코를 막고 빨대로 숨쉬기'와 흡사할 정도로 숨쉬기가 매우 고통스럽다. 어떤 소아 천식 환자는 자신이 겪는 천식의 고통을 '코끼리가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그림으로 표현했을 정도이다. 천식 환자들은 마음대로 숨을 쉴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한다.
그러나 천식도 올바르게 꾸준한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를 한다면 정상적인 삶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우선적으로 환자 본인의 치료 의지가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가족 및 직장 동료 등 주위 사람들의 배려와 관심이 절실하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천식 환자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천식을 바로 알리고 천식의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범국민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당국이 이들의 활동을 지원했으면 한다.
/최병휘 중앙대 용산병원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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