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가 정한 시한이 다가올수록 속이 타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김선일씨 피랍사실이 알려진 21일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의 하루는 막바지 선거전을 치룰 때보다도 더 바빴다. 우선 김씨의 생명을 압박하는 데드라인만은 일단 넘겨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윤 의원은 평소 알고 있던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에 접촉했다. 다행히 윤의원은 시한을 4시간을 남긴 밤 9시에 녹화필름 송출이라는 방법을 통해 알 자지라 방송에 출연, 김씨 석방을 위한 간절한 호소를 할 수가 있었다.
"아랍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지난 2일 우리나라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인터뷰 했던 인연도 있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윤의원은 "이메일과 국제 전화를 수 차례 주고 받은 끝에 그날 밤 방송을 녹화, 위성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방송에서 우리의 파병은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 정착을 위한 것이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 것은 그가 동원한 '사적 라인'때문. 그는 "이슬람 문화에서는 친구 사이의 믿음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며 "나의 아랍권 친구들을 통해 무장단체에 우리의 뜻을 전달토록 부탁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아랍 친구들이 조언한 내용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며 "다행히 친구들이 아직까지 김씨는 살아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부터 카타르 등에서 자가발전사업을 하면서 몇몇 부족장들과 '친구'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는 윤의원은 "김씨 부모들의 절절한 사연을 직접 아랍권에 전달할 수 있도록 알 자지라 방송 출연을 주선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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