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 망토를 걸치고 수퍼맨 흉내를 내며 여기저기에서 뛰어내렸던 추억이 있다. 스파이더맨이라고 소리치며 한동안 벽에 붙어 살았던 적도 있다. 한때는 배트맨 놀이도 큰 인기를 끌지 않았던가. 초인적인 능력으로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른바 수퍼 히어로의 아련한 추억이 요새 DVD로 되살아나고 있다. 게다가 DVD에는 원작 자료와 관련 인물 인터뷰까지 수록돼 남다른 재미가 쏠쏠하다.‘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는 이안 감독의 영화와 TV시리즈, 애니메이션 모두 DVD로 국내 출시됐다. 미국 만화의 양대 산맥중 하나인 마블코믹스가 창조한 이 수퍼 영웅은 내면의 분노를 엄청난 힘의 원천으로 한 초록색 거인. ‘헐크 콜렉터스 한정판’ DVD에는 일본 유럽 등지에서 다양한 만화로 그린 헐크의 모습을 비롯해 TV판을 거쳐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장편 다큐멘터리로 수록됐다.
돌연변이 초능력자들의 활약을 그린 ‘엑스맨’ 역시 1, 2편 영화와 TV판 애니메이션 DVD로 선보였다. DVD에는 엑스맨 캐릭터의 기원과 발전, 원작과 영화의 차이 등을 꼼꼼하게 정리한 흥미로운 기획 영상물이 수록됐다.
‘스파이더맨’ DVD에서는 ‘21세기의 신화 스파이더맨’이라는 다큐를 통해 캐릭터의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리처드 도너 감독의 음성해설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밖에도 시각장애인 영웅인 ‘데어 데블’, 판타지 어드벤처 소설의 수퍼 히어로인 지킬 박사와 뱀파이어, 네모선장 등이 대거 등장하는 ‘젠틀맨 리그’, 인간과 흡혈귀의 혼혈이 등장하는 ‘블레이드’, 지옥의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부활한 영웅 ‘스폰’ 등도 DVD로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초인적인 영웅들의 모험담은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볼 때마다 늘 가슴이 설레는 친근한 이야기이다.
반가운 소식은 다음달 ‘원더우먼 시즌 1’이 미국과 동시에 DVD박스세트로 나온다는 것. 미모의 수퍼 히로인을 다룬 이 TV시리즈가 탄생한 지 30년 가까운 세월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DVD에는 깨끗한 화질로 당시 원더우먼의 인기와 신드롬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해 방영된 13개의 에피소드를 5장의 디스크에 담아 선보일 예정. 투명 비행기를 타던 파라다이스섬 출신 원더우먼의 모험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들뜬다.
킴앳/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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