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3(사진)는 야무지다. 어느 한 곳도 느슨한 구석이 없어 살이 꽉 찬 알밤 같다.겉모양만 봐도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는 뭔가 다른 느낌을 준다. 실제로 타보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분명해 진다. 대부분의 SUV가 운전대를 잡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 다소 무겁고 굼 뜨는 느낌을 주는 반면 BMW X3는 민첩하고 신속하게 반응한다. 액셀러레이터를 건드리기만 해도 출발선에 선 경주용 말처럼 내달리는 통에 마치 스포츠카를 탄 듯한 기분이다.
실제로 BMW X3는 SUV가 아니라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을 표방하고 있다. 기존 SUV가 미니밴과 오프로드(4륜구동) 차량을 합쳐 놓았다면 SAV는 스포츠 세단과 오프로드 차량의 장점을 결합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오프로드 운행률이 불과 2%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 세단의 편안함과 스포츠카의 주행 성능에 주력한 것이다.
그렇다고 오프로드 차량의 특징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첨단 인공지능 사륜구동 기술인 'x드라이브' 시스템을 적용, 차체의 힘을 상황에 따라 앞뒤로 0∼100% 적절히 분배,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사막이든 빙판이든 운전이 즐겁고 급커브길에서도 안전하다. 코너에 진입할 때 초기에는 뒷바퀴와 앞바퀴의 출력 배분이 68대 32였다 점차 80대 20으로 전환된 뒤 코너링이 가장 급한 지점에선 100대 0까지 바뀐다. 때문에 코너를 돌 때에도 쏠림 현상을 느낄 수 없고 속도를 줄이지 못해 튕겨져 나가는 사고도 거의 방지할 수 있다. BMW X3를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어떤 목적에도' 어울리는 차라고 자랑할 만하다.
다만 엔진 소리가 정숙하지 못한 점은 흠이다. 비좁다는 느낌도 지우기 힘들다. X5에 비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덜하다. 2,500㏄ 모델이 6,440만원, 3,000㏄가 7,250만원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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