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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한국인 피랍/'유일신과 성전' 어떤 단체·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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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한국인 피랍/'유일신과 성전' 어떤 단체·전망

입력
2004.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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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를 납치, 참수하겠다고 위협한 '유일신과 성전'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거물급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무장조직이다.이 조직은 지난달 11일 미국인 닉 버그를 공개 참수하는 장면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면서 국제적인 악명을 떨쳤다. 그 외에도 자폭공격과 송유관 파괴, 고위관리 암살, 연합군에 가담한 국가들의 공관 및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다. 지난 5월 과도통치위 의장 피살사건 등 상당수 사건에서는 '유일신과 성전'이 자신들의 범행임을 주장했다.

이 무장조직이 잇단 테러를 통해 노리는 것은 주권이양작업 방해 및 미군 등 점령군 철수다. 범인들은 알자지라를 통해 방영된 비디오 화면에서 이번 김선일씨 납치 및 참수 위협이 한국군의 추가 파병을 막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한국군 추가파병 저지 여부가 주권이양 전후의 이라크 상황전개에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보고 이번 사건을 '기획'했을 가능성이 높다.

요르단 출신의 지도자 자르카위(38)는 10대 때부터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에 몸을 담아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 소련의 침공에 저항한 이슬람 지하드(성전)에서 활약하며 지도자로 성장했다.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 때다.

미 정보당국은 자르카위가 지난해 말부터 이라크 내에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 정부 요인·이슬람 성직자·미군 등을 겨냥해 다수의 폭탄 테러를 포함해 수십 건의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르카위의 무장조직은 알 카에다의 명령을 받는 하부 조직이 아니며 양측은 이라크 내 투쟁을 위해 협조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자르카위의 목표는 외국군을 몰아내고 혼란 상황을 연출, 임시정부를 흔든 뒤 궁극적으로는 아프간 탈레반 정권과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인 닉 버그를 공개 참수하는 등 파병국 민간인을 표적으로 납치·살해를 감행하는 것은 연합군에 대한 공격이나 자살폭탄테러만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유일신과 성전'의 실체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나 치밀하고 정교한 일련의 공격 양태 및 자르카위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라크 각지에서 발호하고 있는 자생적 저항세력과는 달리 상당한 조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을 일본인 납치·석방 사건처럼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정부에 의해 자르카위에 걸려 있던 현상금은 당초 500만 달러에서 올 초 1,000만 달러로 인상됐으며 다시 빈 라덴과 같은 2,500만 달러로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을 정도다.

최근 미군은 후세인 등 요인 추적을 담당하는 특수부대를 자르카위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서부 팔루자에 투입,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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