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42)씨는 하루 10마리 팔기도 힘든 매출 때문에 빚이 늘어 이제는 자포자기 심정이 됐다.서씨가 가게를 낸 것은 조류독감 파동이 잠잠해 지기 시작한 올해 3월. 2억원을 들였던 횟집을 경험부족과 종업원들과의 불화로 문닫고 아내와 둘이서 할 수 있는 업종을 골랐다. 80%가 배달이라서 가게입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체인본사의 말을 믿고 2,000만원에 주택가 이면도로에 있는 작은 점포를 얻었다. 체인가맹비와 인테리어 등 개업준비에 3,500만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입지조건을 너무 등한시한 것이 결국 서씨의 발목을 잡았다. 이미 비슷한 치킨전문점 3곳이 일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데다 홍보를 하더라도 주택가 이면도로에 있는 점포를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창업전문가들은 소규모 창업의 경우 기존 가게를 인수해 조금 변화를 주는 리모델링 창업을 권한다. 전혀 새로운 업종을 선택할 경우 시장개척으로서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투자금의 상당부분이 시설투자에 들어가 실패할 경우 그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소자본 창업을 하려면 주택가나 재래시장, 오피스 주변의 배달전문식당이나 간이주점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이런 점포들은 주인이 장사가 되지 않아 폐업하기보다 그동안 모은 밑천으로 다른 품목으로 전업하려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싼 금액에 점포를 인수할 수 있고, 점포가 수년간 주변 고객들에게 홍보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장사도 그만큼 수월하다.
/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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