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비와 투자 부진 등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민 한사람이 납부한 세금은 평균 300만원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21일 재정경제부가 집계한 ‘조세부담률’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작년 국세와 지방세를 합해 국내총생산(GDP)의 20.3%인 143조3,303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이는 국민 각자가 소득의 20% 이상을 세금으로 납부한 셈이며, 작년 말 우리나라 인구가 4,792만5,318명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1인당 세금 부담액은 299만701원으로 1995년의 160만3,195원에 비해 거의 2배로 늘어났다.
조세부담률은 올해부터 GDP 기준연도가 1995년에서 2000년으로 바뀜에 따라 2000년 19.6%, 2001년 19.7%, 2002년 19.8% 등으로 변경돼 작년 처음 20%를 돌파했다.
작년 조세부담률 증가는 법인세(33.2%)와 소득세(8.5%), 특별소비세(10.4%) 등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올해 도입된 상속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상속ㆍ증여 행위가 늘어나면서 상속ㆍ증여세(53.6%)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의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예산안 제출 당시 19.8%로 전망됐지만 조세부담률이 매년 전망치를 상당폭 웃돌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2000년 기준 28.0%로 우리보다 높지만 복지 혜택이 잘 갖춰져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복지혜택은 미비한 가운데 조세부담률만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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