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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눈앞…불안에 떠는 태풍피해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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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눈앞…불안에 떠는 태풍피해 주민들

입력
2004.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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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빗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합니다. 그 지긋지긋한 수마를 올해는 피해갈 수 있을런지…." 제6호 태풍 디앤무의 간접 영향으로 장대비가 쏟아진 20일 밤. 경북 의성군 미천리 주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시피 해야 했다. 지난해 태풍 매미로 인해 제방이 붕괴되면서 300㏊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보름 이상 의식주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지난 1년 동안 가슴앓이를 했다는 김모(49·미천 2리)씨는 "초강력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며칠 동안 잠을 설쳤다"며 "며칠 뒤에는 장마가 시작된다니 더 걱정"이라고 한숨만 내쉬었다.

2002년과 지난해 태풍 루사와 매미로 잇따라 수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이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다. 21일까지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이는 태풍 디앤무에 이어 25, 26일께부터는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는데도 수해복구 공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거나 아예 착공조차 하지 않은 곳들이 많아 해당 지역 주민들은 올해도 수해 걱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2년 연속 대규모 수해를 입은 강원 지역에서는 하천, 도로 등 3,500여건의 수해 복구 대상 사업 가운데 1,000여건이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강릉시 포남동 펌프장 공사의 경우 사업비가 제때 확보되지 않아 공사가 늦어져 이번 장마철에도 침수 우려가 높다고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정선지역 42번 국도 광석교와 송계지구 옹벽 공사 등은 연말이나 돼야 완공될 예정이고, 동해시 발한동 언덕 붕괴 지역과 용정지구 상습침수 지역도 복구율은 60%대에 머물고 있다.

타워크레인 붕괴 등 대형 피해가 발생했던 부산 지역도 송정해수욕장의 구덕포 방파제, 영도구 절영 해안산책로 공사 등의 복구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해복구 공사를 해도 날림이거나 눈가림식 처방이 많아 주민들은 행정당국의 무성의한 자세를 성토하고 있다. 마을 앞 하천 둑이 무너져 가옥과 농경지 대부분이 매몰,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던 충북 영동군 용화면 여의리 주민들은 당국이 무너진 제방만 손질하고 복구공사를 끝내자 "물길을 막는 하천 바닥토사에는 손도 안대는 공사가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9, 20일 전국에 내린 비로 주택 9동이 한때 침수되고 농경지 4,700㏊가 물에 잠겼으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일 오후 3시10분께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하천으로 굴러 떨어져 운전자 등 2명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충북 충주시 상모면 수안보온천지구 소하천에서 급류에 떠내려가던 이모(6)군이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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