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0일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문제를 주제로 한 TV토론 참석을 검토하는 데 대해 별다른 공격을 하지 않았다."일방 통행식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일부 당직자의 강한 비판과 달리, 공식 반응은 "대통령이 토론에 나가 과연 더 이상 할 말이 있는지 의문"(전여옥 대변인)이라는 정도였다. 이는 행정수도이전과 국민투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까닭이다.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찬성한 사실에 발목이 잡혀 국민투표를 강하게 요구하지도,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 TV토론에 대한 반응은 무딜 수 밖에 없다.
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에도 노 대통령을 위한 자리가 아닌가 우려된다"며 "행정수도 이전문제는 엄청난 중대사안인 만큼 (노 대통령은) 자신과 다른 사람, 다른 당의 입장도 이 토론 장에서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함께 나와서 이야기하자고 하면 우리는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행정수도 이전논쟁을 '제2의 탄핵음모'라고 주장한 우리당 김근태 의원에게는 맹공을 퍼부었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국가중대사를 결정하는데 국민의 충분한 합의를 도출하자는 것을 정쟁차원으로 몰고 가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맞받았다.
한나라당은 21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수도 이전문제를 놓고 처음으로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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