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회 동반자 제주 무료 왕복항공권, 항공기 비즈니스클래스 동반자 50% 할인, 면세점 할인…. 최근 한 카드사가 출시한 신상품에 새롭게 추가된 부가 서비스다. 물론 항공권 7% 할인,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50% 할인 등 기존 부가 서비스들도 포함돼 있다. 최근 은행과 카드사들이 내놓고 있는 신용카드 신상품의 다양한 부가 혜택들을 보면, 2∼3년 전 카드 업계 호황기 때와 비교해서도 나면 나았지 못할 것은 전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신상품에 대한 풍성한 혜택과 달리 기존 상품에 대해서는 몹시 인색하다. 금융사마다 "경영난 때문에"라는 구실로 가차없이 부가 서비스를 축소하고 또 폐지하는 추세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CJ 쉬즈' '노블즈' 등 각종 제휴 카드의 부가 서비스를 대폭 축소한다. 모든 회원에게 적용되던 주유 할인, 영화 할인, 이동통신요금 할인, 놀이공원 무료 입장 등의 혜택이 앞으로는 '최근 3개월간 신용 구매 실적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으로 대폭 강화된다. 주유 할인의 경우 '1일 2회'에서 '월 6회'로 제한되는 등 이용 가능 횟수도 크게 줄어든다.
조흥은행 역시 다음달 1일부터 제휴카드 주유 할인 혜택 자격을 '최근 3개월간 신용 구매 실적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으로 변경하고, 기업은행의 '케이원' 카드도 놀이공원 무료 입장 및 자유이용권 50% 할인 혜택 대상 회원을 우량 회원으로 제한한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는 상태.
LG카드는 최근 40여종의 상품 중 부가 혜택이 많아서 관리 비용이 큰 10여종의 상품에 대해 신규 발급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신규 고객은 우대하고 기존 고객은 홀대하는 '이중 상술'이 극성을 부리는 것은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고객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혜택이 많은 신상품을 통해 고객을 흡수한 뒤 안정적으로 고객이 확보되면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 암묵적 관행"이라며 "미끼(부가 혜택) 때문에 카드를 발급 받은 회원 상당수는 미끼가 없어져도 그대로 카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결국 피해는 고객들 몫이다. 한 20대 여성 고객은 "여성들만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한다며 출시했던 여성 전용 카드들이 이제는 혜택이 축소되면서 일반 카드와 별 차이가 없게 됐을 정도" 라며 "기껏 쌓아온 마일리지 혜택이 축소되거나 가맹점 할인 혜택이 갑자기 없어져 당황했던 경험이 여러 차례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