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아내와 딸에게 털어놓은 뒤 최소한 두 달 동안 거실 소파에서 자야 했다."빌 클린턴(57)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 시판될 예정인 회고록 '나의 인생'에서 자신의 "끔찍한 도덕적 실수"를 부인 힐러리와 딸 체시에게 고백한 후 시작된 '소파 수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소파 수면은 탄핵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끝났다. 클린턴은 자서전에서 "내 말을 들은 아내 힐러리는 복부를 강타당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고 회상하고 "이는 나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난해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에서 남편의 고백을 듣는 순간 "그의 목을 비틀고 싶었다"고 털어 놓았다.
클린턴은 불우한 성장 배경 때문에 어떤 일은 남보다 어렵게 겪어야 했으며 피곤하거나 화가 나거나 외로울 때면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의 생부는 그가 태어난 직후 교통사고로 숨졌으며 알코올 중독자였던 계부는 그의 형제들을 학대한 알려져 있다.
클린턴은 "대통령으로서 저지른 최대 실수는 재닛 리노 법무장관에게 화이트워터 부동산 스캔들을 조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하도록 한 것"이라며 "그 때 서류들을 모두 공개하고 민주당의 지지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특별검사가 임명되고 수사가 르윈스키 스캔들에까지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그러나 "탄핵사태는 권력 다툼 때문이었다"며 "역설적으로 정적들 덕분에 나와 아내 힐러리가 다시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앨프릿 크노프사가 발간한 957쪽의 '나의 인생'은 시판하기도 전에 200만 부의 예약 주문이 밀려드는 등 초 베스트 셀러가 될 조짐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20일자 서평면에서 "그의 회고록은 절제력이 부족해 기회를 분산시키고, 기대치는 높았으나 방종과 산만으로 훼손된 대통령 재임시절의 재판"이라며 "너절한 얘기가 가득하고 자기 도취적이며 따분하다"고 혹평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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