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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뒤 '쓰레기 묻을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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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뒤 '쓰레기 묻을곳' 없다

입력
2004.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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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 주민들은 요즘 넘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 쓰레기를 매립하는 수도권매립지가 포천시의 쓰레기 반입을 20일째 중단하면서 임시 적환장에는 미처 처리하지 못한 생활쓰레기 수백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침출수까지 흘러내려 악취가 진동한다.

포천시가 주민들의 반대로 지난 3월로 약속했던 쓰레기 소각장 부지 선정을 미루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이달 1일부터 쓰레기 반입을 금지시켰기 때문. 포천시는 2007년 말까지 하루 80톤 처리규모의 소각시설 건립을 조건으로 자체 매립지 없이 95년부터 수도권매립지를 이용해왔으나 소각장 예정 부지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소각장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혐오시설을 기피하는 지역 이기주의와 땅값 상승으로 신규 매립장과 소각장 부지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향후 14년 뒤면 쓰레기 매립시설이 포화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2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사용 중인 238개 매립시설의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매립장의 총 매립용량 3억6,200만㎥ 가운데 1억5,000만㎥가 이미 채워져 앞으로 2억1,200만㎥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향후 지역별 쓰레기 배출량을 감안할 경우 현재 사용 중인 전국 쓰레기 매립시설이 평균 14년 뒤면 모두 채워져 더 이상 쓰레기를 묻을 곳이 없어지게 된다.

부산과 광주는 현재 사용 중인 쓰레기매립장이 내년이면 사용연한이 끝나 추가 부지 확보가 시급하며, 대구의 매립장도 불과 3년 뒤면 꽉 차게 된다. 여의도 면적 4배 크기(628만평)로 국내에서 가장 큰 수도권매립지도 이미 3분의 1이 채워졌고 19년 뒤인 2022년 말에는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더욱이 최근 들어 수도권 지역의 소각장 추가건설이 어려워지고 건설폐기물 반입량도 급증하면서 매립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국내 쓰레기 발생량은 2001년 25만2,900톤에서 2002년에는 26만9,500톤으로 6.6%늘었고, 특히 건설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10% 이상씩 급증해 지난해 전체 매립쓰레기의 44.6%나 됐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화복 운영본부장은 "지역주민의 민원과 부지난 등으로 지난해 새로 개설된 매립장이 6곳에 불과했다"며 "각종 폐기물을 재활용해 자원화하는 시스템과 기술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쓰레기 대란은 피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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