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이 한 TV 방송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내 구설수에 올랐다. 김 의원은 17일 녹화된 KBS 2TV '대한민국 1교시'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고 싶냐'는 시청자의 질문에 "중학교 때 그런 꿈은 없었는데, 꿈을 꿔 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주변에서 '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의 이런 발언이 '김근태 의원 대권도전 시사'란 KBS 프로그램 홍보자료를 통해 알려지자 인터넷 등에는 '김 의원이 대권도전을 공식화한 것 아니냐' '대선이 언젠데 벌써부터 대권욕이냐' '레임덕(권력누수) 못 만들어서 난리냐'는 등 민감한 반향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측은 "총각에게 결혼할 거냐고 물으면 하겠다고 대답하는 것처럼 일반적 답변에 불과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질문 당시 진행자들이 "(대권 꿈은) 당연한 거 아니냐" 등 분위기를 띄운 상황에서 나온 의례적인 답변이었다는 것이다. KBS측도 "연예오락프로에서 가볍게 나온 말"이라며 서둘러 보도자료를 수거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정동영 전의장과 함께 우리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인 김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대권도전 의사를 피력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말 한마디를 해도 논리와 상황을 따져 한번 더 생각한다는 평소 그의 신중한 태도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특히 최근 청와대를 겨냥한 '계급장 발언', 통일부 장관을 염두에 둔 듯한 한미관계 발언 등 잇단 '파격적' 언행으로 미뤄 김 의원이 더 이상 청와대를 의식하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한 독자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 않다. 김 의원의 발언 내용은 29일 방송될 예정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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