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10년만의 기록적인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내려진 가운데 에어컨 판매량이 치솟으면서 최근 선풍기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선풍기를 찾고 있는 것이다.2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한일선풍기를 만드는 한일전기와 신한일전기는 최근 전국의 이마트를 통해서만 하루 2,000∼3,000대의 선풍기를 팔고 있다. 한일전기는 찜통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7월 중순부터 8월 초순까지 선풍기 판매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주말 판매량이 평일의 2∼3배인 점에 주목해 영업전략의 초점을 주말에 맞추고 있다. 지난해 90만대를 판매했던 이 회사는 올해에는 30% 늘어난 117만대 가량을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으로 인기가 높은 동양매직도 올해 판매량이 최소한 작년 실적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선풍기를 공급 받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판매량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선풍기 수요는 1995년 300만대로 절정에 달한 뒤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에도 에어컨(150만대 가량)보다 100만대 정도 많은 250만대 정도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국산 가정용 선풍기는 리모컨 형이 6만원대 후반에서 7만원대 초반에 팔리고 있다. 일반형은 3만원대 후반에서 4만원대 초반인 제품들이 가장 많다. 중국과 베트남 제품은 할인행사 등을 통해 1만원 미만에도 살 수 있다.
최근 국내 판매 호조와 더불어 선풍기 수출도 올들어 4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고유가 시대가 겹치면서 사무실과 가정에서 에어컨 가동을 최소화하고 선풍기를 활용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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