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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코리안리 박종원 사장,"끝없는 혁신이 기업회생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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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코리안리 박종원 사장,"끝없는 혁신이 기업회생 비결"

입력
2004.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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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를 땐 계급장이 따로 없다. 목에 힘을 빼고 밑바닥부터 시작하자."오랜 공직생활을 접고 1998년 대한재보험(코리안리 옛 이름)으로 자리를 옮길 때 박종원(60·사진) 사장은 이런 다짐을 했다. 관료(재정경제부 이사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낙하산'이란 오명을 들어야 했지만 개의치 않고 우직하게 일했다. 그로부터 6년 뒤. 적자 누적으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회사는 아시아 1위의 초우량 재보험사로 발돋움했고, 관료 출신의 낙하산 CEO는 주주들도 붙잡고, 노조도 붙잡는 회사의 '미래'가 됐다. 최근 그는 회갑의 나이에 다시 3년 임기의 대표이사에 3연임하게 됐다. 관료 출신은 고사하고, 순수 민간 CEO 중에서도 이례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박 사장의 성적표는 경영실적이 잘 말해준다. 박 사장 취임 이후 5년간 코리안리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총 2,475억원. 1963년 국영 기업으로 출범한 이후 98년까지 당기순이익 누계는 827억원이었다. 불과 5년 사이에 과거 36년의 합계액보다 3배나 많은 돈을 번 셈이다. 취임 초 1조1,700억원이었던 수입 보험료도 매년 15∼20% 성장하며 지난해 2조3,87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6,000원대였던 주가는 4만4,600원대로 7배나 뛰었다.

박 사장은 "기업에도 무사안일과 관료주의가 있다.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혁신으로 (코리안리를) 일한 만큼 돈 버는 회사로 만든 것이 나름대로의 성과"라고 3연임의 비결을 말한다. 사실 박 사장이 처음 부임할 때만 해도 대한재보험에는 공기업적 관행이 뿌리 깊게 남아 있었다. 민영화(78년) 이후에도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라는 타성에 젖어 수익창출은 뒷전이었다. 박 사장은 이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온갖 압력과 반발을 무릅쓰고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철저하고도 객관적인 상향·하향식 인사평가를 통해 30%의 인원을 감축해 간부급 위주의 타원형 조직구조를 평사원 중심의 피라미드 구조로 일신했다. 박사장은 "정치권 실세나 정부 고위층, 심지어 회사의 대주주에 이르기까지 어떤 '빽'도 통하지 않는, 투명하고도 확고한 인사원칙을 이행했으며 이 같은 원칙은 지금도 회사발전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자평한다.

매주 한차례 열리는 코리안리의 확대간부회의에는 노조 사무국장은 물론 각 부서의 대리급 이하 직원들도 참석한다. 회사 구성원 모두가 중요한 경영정보를 공유하고,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뿐만 아니라 각 부서직원들은 1년에 2∼3차례씩 열리는 '실패사례 정기보고회'를 통해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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