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눈여겨볼 만한 EU 헌법 채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눈여겨볼 만한 EU 헌법 채택

입력
2004.06.21 00:00
0 0

유럽연합(EU) 25개 국이 EU 헌법안을 채택, 통합을 향해 다시 큰 진전을 이뤘다. EU 헌법은 현재 통합의 다양한 분야를 규율하는 개별 조약들을 하나로 묶는 최고 규범이다. 늦어도 2007년까지 회원국 비준을 거쳐 시행한다는 목표인 EU 헌법은 반 세기 넘게 지속된 유럽통합의 한 과정이다. 그러나 큰 틀의 국제정치환경 변화와 관련해 우리도 눈여겨봐야 할 진전이다.EU가 스스로 기념비적이라고 평가하는 이 헌법은 단순히 통합의 상징에 그치지 않는다. 1992년 유럽연합 창설 이래 지루한 논쟁 끝에 타결한 헌법안은 지금까지의 회원국 만장일치제와 달리 다수결로 중요 정책을 결정하도록 하는 등 공동의사 결정력을 크게 높였다. 또 정치외교적 실행력과 대표성 강화를 위해, 현재 각국 정상이 6개월씩 돌아가며 맡는 정상회의 의장에 대신해 2년 반 임기의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두도록 했다. 이와 함께 기본권 헌장 등 선언적 규범뿐 아니라, EU의 이해가 걸린 경제범죄 및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검찰기구를 창설하도록 규정하는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한다.

이 헌법안이 전체 회원국에서 비준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영국 등 통합에 소극적인 회원국 의회나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수 있고, 이 경우 다시 힘든 타협이 필요하다. 그러나 헌법안은 막바지 논란을 예상보다 쉽게 통과해 EU의 동구권 확대가 통합의 대세를 한층 굳혔음을 확인시켰다.

유럽통합 진전이 예고하는 변화 가운데 특히 주목할 것은 유럽의 정치안보 구도를 지배한 미국과의 대서양 동맹이 그만큼 약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양쪽 모두 내놓고 떠들지는 않지만, 미국이 미군 재배치 등으로 대외전략의 중심을 유럽 바깥으로 옮기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다. 우리의 장기적 국가전략과도 무관하지 않은 변화로 읽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