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9·11 진상조사위원회 발표/"美정부 혼선 탓 9·11테러 못막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9·11 진상조사위원회 발표/"美정부 혼선 탓 9·11테러 못막아"

입력
2004.06.19 00:00
0 0

9·11진상조사위원회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정부가 알 카에다의 테러에 협력했다는 주장을 포함 9·11 테러에 대한 정부의 대응 태세 전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조지 W 부시 정부가 곤경에 몰렸다.알 카에다와 후세인 사이에 '협력적 관계'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조사위의 결론에도 불구, 부시 대통령은 종래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한 뒤 출입기자들에게 알 카에다와 후세인 정부의 빈번한 접촉이 "양측의 관계"를 증명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부는 그 동안 후세인과 알 카에다가 수 차례 접촉했다고 말했을 뿐 9·11 테러가 그 둘이 협력해 실행됐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후세인은 알 카에다뿐 아니라 다른 테러 단체와도 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미국에 위협적인 존재였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정부와 알 카에다의 접촉과 연계를 분리시켜 이전 입장이 조사위 결론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 발언이다. 하지만 미국의 언론들은 이 같은 입장이 후세인과 알 카에다의 관계를 이라크 공격의 명분으로 삼은 데 대한 궁색한 변명으로 비쳐 부시 정부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는 쪽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은 이날 "그들은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고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미국민들에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조사위는 9·11 테러는 충분히 예견됐으며, 정부가 상황을 잘못 판단하거나 대응에 실수가 없었다면 테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을 사실상 증명함으로써 부시 정부에 타격을 안겼다.

조사위는 17일 청문회에서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테러 발생 직후 항공관제당국과 정부 및 군 관계자들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납치 여객기들이 목표물에 충돌하고 있는 동안 요격에 나선 전투기들이 엉뚱한 비행기를 추격하는 등 혼란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당시 백악관 지하 벙커에 있던 딕 체니 부통령이 납치 여객기 요격 명령을 승인했는데도 백악관과 국방부간의 연락 체계 미비로 워싱턴 상공을 비행 중이던 전투기 조종사들에게는 요격 명령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체니 부통령은 당일 납치 비행기 한 대가 워싱턴으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군 당국에 격추 명령을 내렸었다.

이 때문에 체니 부통령은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이 펜실베이니아주에 추락한 뒤 한때 자신의 명령에 의해 여격기가 격추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화당 출신으로 뉴저지 주지사를 지낸 토머스 킨 조사위원장은 "9·11 아침 정부 내에 대혼란이 있었다"며 "이것은 수 많은 문제에 관한 얘기이고 여기에서 우리가 교훈을 얻지 못하면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당시 정부 대응의 총체적 난맥상을 지적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