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전쟁은 베를린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한 여인은 1945년 4월 20일 요란한 포격소리를 들으며 전쟁의 공포를 상상한다. 그 상상은 현실이 됐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들은 하루하루 죽음과 맞서는 처절한 삶을 살아간다.'베를린의 한 여인'(해토 발행)은 이 익명의 여인이 쓴 일기 가운데 이날부터 6월22일까지 두달여분을 모은 것이다. 4월 20일은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베를린에서 처음 전투가 벌어진 날. 무차별 폭격 속에서 사람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이고 겨우 생명을 건진 사람들은 굶주림에 신음한다. 여자들은 베를린 점령 소련군의 노리개로 전락하고, 이 여인 역시 몇 차례 몸이 망가지다 나중에는 '다른 늑대들이 귀찮게 굴지 못하도록 힘센 늑대'를 자발적으로 불러들인다.
전쟁의 참혹성을 생생하게 그린 이 책은 54년 첫 출간된 후 화제 속에 세계 15개국에서 번역됐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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