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액정표시장치(LC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삼성과 LG가 컬러브라운관(CRT) 분야에서 '적과의 동침'을 선언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최근 전자총 재료 등 CRT 부품의 공용화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교류를 통해 초슬림 CRT 등 차세대 CRT 제품을 공동 개발키로 의견을 모았다.
세계 CRT 시장에서 1위 경쟁을 벌여온 양사가 공조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은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산하 CRT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첨단 디스플레이의 급부상으로 위기를 맞게 된 CRT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경쟁보다 협력하는 것이 상생하는 길이라는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CRT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원가절감이 중요하다"며 "개별 업체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도 1∼2달러 원가 절감이 힘들지만, 부품 공용화를 추진하면 5달러 가까운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사는 부품 공용화에 이어 CRT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CRT보다 10∼15㎝ 정도 두께를 줄인 초슬림형 CRT를 개발한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기술 공유와 부품 규격 통일도 추진키로 했다.
LG 관계자는 "브라운관 TV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CRT 산업은 계속 호황을 누릴 것"이라며 "선두 업체끼리 협력하면 시장 자체를 키우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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