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신동에서 축구영웅으로.'웨인 루니(18·에버튼)가 이끄는 잉글랜드가 스위스를 잡고 기사회생한 반면 프랑스는 트레제게의 동점골로 크로아티아와 가까스로 비겨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잉글랜드는 18일(한국시각) 포르투갈 코임브라 시다데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04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루니(2골)와 스티븐 제라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스위스를 3―0으로 꺾고 첫 승을 신고,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이로써 1승1패가 된 잉글랜드는 22일 크로아티아(2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이날 승리는 웨인 루니의 발끝에서 나왔다. 팽팽한 경기를 펼치던 잉글랜드는 전반 23분 투톱 마이클 오언과 루니가 선제골을 합작하며 균형을 깨트렸다.
오언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루니가 문전 앞에서 헤딩골로 네트를 갈라 기선을 잡은 것. 루니의 골은 유로대회 본선 최연소(18세7개월24일) 골로 기록됐고, 루니는 메이저대회에서 처음으로 덤블링 골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잉글랜드는 이후 폴 스콜스의 중거리슛을 앞세워 문전을 두드렸지만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15분 스위스 수비수 베른트 하스의 퇴장과 함께 분위기가 급격하게 잉글랜드쪽으로 기울었고 루니와 제라드가 추가골을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루니는 30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다리우스 바셀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했고, 골 포스트에 맞은 볼은 골키퍼 외르크 슈티엘의 뒤통수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잉글랜드는 제라드가 7분 뒤 게리 네빌의 크로스를 오른발슛으로 연결, 골을 추가했다.
이어 열린 경기서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크로아티아와 2―2로 비겨 1승1무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전반 22분 지네딘 지단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 투도르의 발에 맞고 골로 연결되면서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후반 들어 라파이치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다도 프르소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프랑스는 상대 백패스를 골키퍼가 쳐내는 순간 골게터 다비드 트레제게의 손에 맞고 공의 방향이 골문으로 향했고, 트레제게는 이를 왼발로 차넣어 패배를 면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핸들링반칙이라고 항의했지만 이 장면을 보지 못한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웨인 루니는 누구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벼랑 끝에서 구한 것은 베컴도, 오언도 아닌 '축구신동' 웨인 루니(18·에버튼·사진))였다. 웨인 루니는 스위스와의 2차전에서 혼자서 2골을 뽑아내는 원맨쇼를 펼치며 프랑스전서 '3분 악몽'에 시달린 잉글랜드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특히 루니는 만 18세7개월24일만에 유로대회 본선 골을 기록해 84년 유고의 드라간 스토이코비치가 보유하고 있던 최연소 득점기록(19세3개월16일)을 갈아치워 '차세대 골게터'로서 이름을 날리게 됐다.
177㎝, 78 ㎏의 루니는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과 곧잘 비교되지만 몸싸움이 뛰어나고 골감각과 스피드까지 갖춰 19세때의 오언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루니는 최연소기록 행진으로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2002년 10월 만 16세360일만에 프리미어리그 최연소골을 기록했고, 지난해 2월 호주전에서는 17세111일의 나이로 A매치에 데뷔, 124년 만에 잉글랜드 축구사를 다시 썼다. 물론 A매치 최연소 득점기록(17세317일)도 그의 몫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15골을 넣은 루니는 유로2004에서도 2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로 뛰어올라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여동은기자
●하이라이트
체코-네덜란드(D조·20일 오전 3시45분 아베이루·KBS2) '죽음의 D조' 두 번째 빅매치.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체코(FIFA랭킹 11위)는 1승을 거두었지만 3차전 상대가 난적 독일이어서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네덜란드를 이겨야 한다. 1무의 네덜란드(FIFA랭킹 5위)는 3차전 상대가 약체 라트비아여서 이번 경기가 8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전망.
포르투갈―스페인(A조·21일 오전 3시45분 리스본·MBC) 이베리아 반도의 라이벌 대결로 A조 최고의 빅매치. 서로 질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의 대결이다. 스페인(1승1무)은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하지만 개최국 포르투갈(1승1패)은 반드시 이겨야 8강에 오르기 때문이다. 러시아를 꺾고 기사회생한 포르투갈은 '황금세대'의 선봉장 피구와 후이 코스타의 마지막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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