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딸들이 없어지면 불행한 엄마가 없어지고, 그러면 이 사회가 화목하고 좋은 가정으로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그래서 딸들을 위한 재단에 기여하고자 합니다."낭만과 열정의 피아니스트, 서혜경(44)씨가 한국여성재단에 평생 공연수익의 1%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씨는 20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청계천 복원 문화성금 마련을 위한 피아니스트 서혜경 초청음악회'를 마친 뒤 오후 7시부터 리셉션장에서 '평생공연수익 1% 나눔 기금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하루를 '기부의 날'로 보내는 셈이다. 그는 여성재단 홍보대사도 겸한다.
12세 딸과 8세 아들을 두고도 1년의 3분의2를 떨어져 지내는 서씨인 만큼 세상의 딸들에 대한 배려는 각별하다. "엄마 노릇 하기 힘들죠. 특히 딸이 어렸을 땐 너무 바빠 충분히 살펴줄 시간이 없었어요. 아직 어린 아들은 '다른 엄마들은 집에 있는데 왜 엄마는 매일 비행기만 타느냐'고 투정도 부리고요. 하지만 아이들을 독립적으로 키우려 노력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고요."
다섯살 때부터 피아노를 쳐온 서씨는 요즘 들어 더욱 원숙해졌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3월 미국 링컨센터에서 열린 그녀의 독주회에 대해 저명 평론가인 해리스 골드스미스는 "평생 이렇게 아름다운 슈만과 쇼팽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씨는 근래 쇼팽, 리스트의 음반 녹음과 학생들을 위한 DVD 촬영에 주력하고 있다. 20대부터 수많은 녹음 제의를 외면했던 그는 "40년 동안 피아노를 치니 이제야 악기를 좀 다룰 줄 아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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