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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너무 서두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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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너무 서두르는 정부

입력
200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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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5일 후보지 4곳이 발표된 데 이어 비밀 평가작업이 끝나면 내달 1일 후보지 평가점수가 일반에 공개된다. 사실상 신행정수도 이전지가 최종 확정되는 셈이다. 예정된 행정수도 이전 작업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는 해도, 20일로 예정돼 있던 후보지 발표일을 5일이나 앞당겨 발표하고 1주일 만에 후보지 평가를 끝내겠다는 정부의 '속도전'은 보기에도 숨이 찰 정도다. "뭔가에 쫓기는 것 처럼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는 "후보지 선정이나 평가점수 발표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 성격이나 국민투표 실시 논란 등으로 여론이 찬반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일사천리식으로 이전 작업을 서두르는 것은 오해를 살 소지가 너무 많다. 외국의 사례를 봐도 우리의 행정수도 이전일정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급하고 전격적이다.1990년부터 수도이전을 추진해 온 일본은 99년 후보지 3곳을 선정했지만 경제 불황의 장기화와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점을 고려해 결정을 미루고 아직도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통일에 대비, 상당 기간 범국민적 논의를 진행해 온 독일조차 수도이전 후 예기치 못한 실업문제로 경제난을 겪을 정도로 수도 이전은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급하게 먹은 밥이 체하듯, 쫓기듯 성급하게 추진된 행정수도 이전은 훗날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수도 이전의 전제 조건은 국민적 합의와 경제적 안정이다. 지금은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 할 때지 서두르며 밀어붙일 때가 아니다.

/전태훤 산업부 기자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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