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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손기호 작·연출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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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손기호 작·연출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입력
200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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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가 어려워져서일까. 불황이라는 요즘 연극판에서 두드러지는 건 가족연극이다. 피를 팔아 자식들을 먹여 살리는 부성애를 다룬 ‘허삼관 매혈기’, 자살하겠다는 딸과 이를 말리려는 엄마의 이야기인 ‘잘자요, 엄마’, 위독한 아버지 소식에 가족들이 모이게 되는 ‘양덕원 이야기’, 역시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를 다룬 ‘가시고기’, 그리고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들과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부모의 이야기인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등이 가족애를 내걸고 있는 연극이다.‘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작ㆍ연출 손기호)는 구수한 경주 사투리에 눈물과 웃음을 골고루 버무려 넣어 입소문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생활의 발견’에 출연했던 김학선이 아버지 이출식, 국악인 정마리가 주인공인 초등학교 5학년생 선호의 누나로 나온다. 배우들은 극의 배경인 경주 시골 마을의 정서를 접하기 위해 몇차례 경주를 방문했고 경주시립극단 배우들이 녹음한 대본을 따라 연습을 했다. 극의 배경인 경주시 강동면 유금리는 연출가 손기호의 고향이다.

소아암을 앓고 있는 선호는 정신지체로 고생하는 부모와 함께 경주의 시골 마을에 산다. 엄마 김붙들(염혜란)과 아빠 이출식은 헤어스프레이와 파리약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니, 일이 있을 때마다 선호의 큰아버지와 이모가 찾아와 선호를 돌본다. 그러나 선호의 병세는 점점 악화된다. 선호가 큰 수술을 받으러 어머니와 큰 도시로 나가고 아버지는 고향에 남기로 한다.

줄거리는 대단할 게 없지만 선호네 가족을 둘러싼 크고 작은 일상사들이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사람들의 소박한 마음씨, 어눌한 말투 속에 오가는 진한 정, 그리고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가슴 찡한 에피소드가 극의 매력이다. 선호의 누나 역으로 나온 정마리는 장면 장면 사이에 경북 영일, 청송 지방의 전래 민요를 부르며 극에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7월 4일까지 동숭무대 소극장. (02)762-9190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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