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카메라(디카) 시장에 한·일 대결의 전운(戰雲)이 피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75%를 점령한 가운데,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디카를 독자 생산하는 삼성테크윈이 시장점유율 1위를 노리며 일본 연합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삼성테크윈은 17일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50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 '케녹스 알파5'(?5·사진)를 출시하고, 고급형 디카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500만 화소는 향후 디카 시장을 이끌어갈 주력 사양으로 한동안 일본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삼성테크윈은 500만 화소급 제품 출시를 계기로 '국산 돌풍'을 불러 일으킬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은 수량 기준으로 올림푸스한국(22%), 소니(18%), 삼성테크윈(14%), LG캐논(13%) 순이었으나, 올 1·4분기에 삼성테크윈의 판매량이 두 배 이상(130%) 뛰어오르면서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월을 전후해 삼성테크윈의 300만∼400만 화소 디카 공급량이 월 5만여대로 늘었다"며 "500만 화소 시장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올림푸스·소니 등과 3강 체제를 굳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테크윈 제품은 세계 시장을 석권한 일제 디카와의 경쟁에서 뛰어난 가격경쟁력과 우수한 기본성능, 초보자에게 편리한 기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삼성전자(반도체)와 삼성SDI(배터리), 삼성기술연구소(광학·기계기술)등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번에 출시된 알파5 제품 역시 15배줌(광학 3배)과 독일 슈나이더사의 '바리오플란'(Varioplan) 렌즈를 채용해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할 수 있는 대형 회전 화면, 9가지의 다양한 전원(電源) 연결, 고해상도 캠코더, 전문가급의 수동 촬영 등 편리한 기능을 두루 갖췄다. 가격은 외산보다 저렴한 60만원대 초반.
삼성테크윈은 국산 제품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인 철저한 사후관리(A/S)를 중점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최근 하쿠호도제일과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 설문조사에서 A/S가 가장 뛰어난 회사로 꼽힌 것도 호재다. 회사 관계자는 "전국 50개 이상의 A/S 센터를 갖췄고 택배를 이용한 '24시간 A/S'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업체들은 자존심 회복을 위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소니·LG캐논 등은 지난달부터 500만 화소대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으며,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 가격 인하에도 적극적이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