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상동 주민들은 요즘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파트 단지내 지하주차장과 쓰레기 분리수거장은 물론, 엘리베이터, 현관 복도에도 모기떼가 극성이다. 주부 원모(34)씨는 "주변에 호수가 생기고 날씨마저 습하고 더워 모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예년보다 일찍 고온다습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모기떼 극성도 더욱 심해졌다. 이 때문에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모기를 매개로 한 전염병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보다 2주 이른 지난달 8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모기 발생 증가는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리는 경기 북부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 파주보건소가 6월 초 모기 밀도조사를 벌인 결과 민가에서는 169마리, 축사에서는 2,842마리가 채집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에서도 5월 중순 418마리였던 모기 발생수가 6월 들어 893마리로 늘어났다. 특히 이 가운데 말라리아 원인 모기인 중국얼룩날개무늬모기가 176마리(20%)나 됐다. '말라리아 공포'에 휩싸인 군부대는 5월 말부터 장병들에게 예방약을 투약하는 등 말라리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모기 발육기간은 기온이 올라가면 최고 1주일가량 단축된다"며 "아파트단지가 늘어나면서 서식 환경이 좋아지고 환경오염으로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송사리 등 천적이 감소한데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된 것이 모기 증가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