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났으면 일단 와서 치우기부터 해야지. 뭐하는 겁니까?"경기 분당신도시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모(33)씨는 17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위에서 '공황'상태를 경험했다. 이날 오전 경부고속도로 반포IC 인근에서 난 사고 수습이 5시간 이상 지체됐기 때문. 오전 8시 이전에 집을 나선 이씨는 10시 30분께야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5시30분께 서울로 가던 4.5톤 화물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발생했다. 트럭이 중앙분리대와 충돌하며 싣고있던 철근자재 수백개가 고속도로 위에 쏟아진 것. 그러나 철골들은 사고가 난 지 5시간 이상 지난 오전 11시께야 겨우 치워졌다.
'늑장수습'으로 인한 출근길 정체는 물론 정오까지도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지만 서울시, 도로공사, 경찰은 늑장수습의 책임을 미뤄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있다. 사고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IC∼반포IC 구간은 2002년말 도공에서 서울시로 관리권이 넘어갔지만 정작 사고수습 책임이 있는 서울시관리공단은 대형장애물을 치울만한 크레인 등 중장비가 1대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도 대형사고 앞에 하늘만 쳐다보던 서울시는 부랴부랴 도공에 장비지원을 요청했고 30㎞ 떨어진 도공 수원지사의 크레인, 대형덤프트럭 등 중장비 3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30분이 넘어서였다.
도공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도착하니 서울시 관계자들은 수습은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며 "경부고속도로 사고관리의 주체를 일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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