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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천민호 밀라노월드컵 사격 한국 첫 2연속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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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천민호 밀라노월드컵 사격 한국 첫 2연속 제패

입력
200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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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총잡이' 천민호(17·경북체고)가 2004밀라노월드컵사격대회에서 금빛 탄환을 쏘았다. 천민호는 17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대회 남자 공기소총 10m 본선에서 589점을 쏜 뒤 결선에서 103.6점을 더해 합계 701.6점으로 우승해 아테네 금 사냥에 한발 다가섰다.

천민호는 4월 아테네월드컵(프레올림픽)에서 주니어신기록(599점)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한국선수론 처음으로 월드컵 을 2회 연속 제패했다. 2위는 698.6점을 기록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코발렌코.

천민호는 혜성처럼 나타난 사격천재. 꿰맨 상처가 온몸에 있을 정도로 개구쟁이였던 천민호는 2000년 어머니 친구의 권유로 경북체육중에 진학해 총을 잡았다. 그는 "공부는 관심 없고 성공하기 위해 사격을 시작했다"고 말할 만큼 당돌한 10대다.

4월 봉황기전국사격대회(올림픽 4차선발전)에서 신이 점지한다는 600점 만점(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쏘면서 올림픽 유망주로 떠올랐고 곧 이어 아테네월드컵에서 만점에 1점 모자란 599점을 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순간 집중력만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천민호의 사격실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공기소총의 10점 과녁은 지름이 고작 5㎜. 모두 60발을 명중하려면 1시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천민호는 600점 만점을 비롯해 올림픽 국가대표 4차 선발전까지 완벽에 가까운 합계 2,394점(평균 598.5점)을 쏘며 남녀 통틀어 가장 먼저 태극마크를 달았다.

승부근성과 대범함도 남다르다. 훈련 틈틈이 컴퓨터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천민호는 "일단 시작한 일은 지기가 싫다"고 잘라 말한 뒤 "게임이든 사격이든 져도 금방 잊고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경북체고 김성호 코치는 "단순할 정도로 실수를 빨리 잊고 집중하는데다 큰 대회일수록 침착해지는 대범함은 어른도 고개를 흔들 정도"라고 전했다.

천민호가 아테네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여갑순(1992바르셀로나·금) 강초현(2000시드니·은)에 이어 사격 고교생 메달 계보를 잇게 되고, 남자사격에선 92바르셀로나 이은철(소구경소총복사)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한편 같은 종목에 출전한 제성태(경희대)는 594점으로 6위에 올랐고, 여자사격의 맏언니 조은영(울진군청)은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동메달(501점)을 목에 걸었지만 기대주 서선화(울진군청)는 공동 9위로 밀렸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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