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술을 마시고 혼외 성관계를 가진 뒤 갑자기 숨지자 그 부인이 "우발적 사고(재해)로 사망한 만큼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보험사에 요구했지만 법원이 "음주·성관계와 사망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서울고법 민사9부(박해성 부장판사)는 17일 D보험사가 안마시술소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A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유족은 "평소 건강하던 A씨가 음주와 성행위 때문에 갑작스럽게 사망한 만큼 보험 약관상 '우발적인 외래 사고'에 해당한다"며 보험사측에 1억2,000만원을 요구했었다.
재판부는 "A씨는 심장질환 등의 질병 혹은 체질적 요인으로 인해 심장성 돌연사나 사인을 입증할 수 없는 '청장년 급사증후군'으로 숨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음주와 성행위는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을 악화시키는 경미한 요인에 불과할 뿐 우발적인 급사의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02년 8월 친구와 술을 마시고 혈중알코올농도 0.05% 상태에서 안마시술소에서 여종업원과 성관계를 가진 뒤 휴식을 취하던 중 오전 3시30분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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