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中·EU 금리인상 어떻게 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中·EU 금리인상 어떻게 되나

입력
2004.06.18 00:00
0 0

■미국-0.5%P보단 0.25%P 가능성이달 말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폭을 둘러싼 월 스트리트의 논쟁은 점차 0.25%포인트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그 동안 월 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29∼30일 개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어느 정도나 올릴 것이냐를 두고 '0.25%포인트설'과 '0.5%포인트설'의 엇갈린 관측을 쏟아냈다. 금리관련 경제지표가 새롭게 발표되거나 FRB 고위 당국자들이 발언이 나올 때마다 금리인상폭에 대한 예상치는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사이에서 수정과 번복이 거듭됐지만, 이제 무게중심은 서서히 0.25%포인트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처음부터 다수설은 0.25%포인트쪽이었다. 그러나 금주 초만해도 FRB 주요 인사들의 공격적 금리정책 시사발언이 잇따르면서 0.5%포인트 전망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될 경우 FOMC는 점진적 금리인상이라는 당초 목표를 대폭 수정할 수 있다."(11일 잭 귄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미국의 기준금리를 연 2%인 유로지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될 경우 FRB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게 될 것이다. 인플레압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라는 정책수단의 사용을 미룬다면 미국 경제는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11일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기업들이 가격결정력을 회복했으며 이는 디플레 위협이 완전히 종결됐음을 의미한다"(8일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

이 같은 강성발언이후 실제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가격엔 0.5%포인트 인상확률이 100% 반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14∼15일(현지시간)이후 기류는 반전됐다. 14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6%로 당초 시장예상치(0.5%)를 웃돌았다. 하지만 금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근원 물가상승률(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물가)은 예상과 같은 0.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엔 '인플레압력 미미, 점진적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 같은 시장인식은 그린스펀 의장이 15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면서 더욱 힘을 얻었다. 그린스펀 의장은 "물가상승이 통제범위를 벗어날 경우 더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현재 미국 경제는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고 인플레 압력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마크 올슨 FRB이사도 "올들어 물가는 계속 상승했지만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결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겠지만 그 속도는 경제발전과 시장추세에 따를 것"이라고 말해 점진적 금리인상설을 뒷받침했다. 현재 월 스트리트의 대부분 투자은행들은 이달말 FOMC의 금리조정폭을 0.25%포인트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과거 FRB의 금리조정패턴을 보더라도 첫번째 금리인상시점에 0.5%포인트를 올린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6월 이후다. 비록 이번 금리인상이 0.25%포인트에 그치더라도 8월과 9월 FOMC회의에서 연쇄적인 목표금리 상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에 대부분 관측가들은 일치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16일 보고서에서 "이달말 0.25%포인트를 올리되 연말까지 총 인상폭은 1%포인트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FRB가 현재 연 1%에 머물고 있는 목표금리를 연말까지 최소 1.75%, 최대 2.2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주 FRB와 채권거래를 하는 23개 딜러기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4개사가 연내 2∼2.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5∼1.75%에 그칠 것이란 대답은 9개사에 불과했다. 고용사정이 전 부문에 걸쳐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 수입물가 상승폭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이 추가적 금리인상의 근거다. 따라서 6월 금리인상폭이 0.25%포인트에 그친다해도 FRB의 '공격적 금리인상'행보는 하반기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중국-일러야 3분기 쯤에나

중국의 금리인상은 빨라야 3분기쯤에나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도 높은 과열 진정책으로 조기금리 인상가능성이 한때 대두됐지만, 폭발조짐을 보였던 경기가 점차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어 금리인상시기도 다소 늦춰지는 분위기다.

5월 들어 각종 경제 지표에선 미약하나마 연착륙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과 공업생산증가율이 전월보다 각각 16.4%포인트, 1.6%포인트 낮아졌고 수입수요 둔화로 상품수지도 5개월만에 흑자로 반전됐다. 통화증발속도도 둔화했다.

그렇다고 과열진정책을 중단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물가(전년 동월 대비)가 2월 2.6%를 시작으로 3.0%(3월)→3.8%(4월)→4.4%(5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고위관계자도 "소비자물가가 1년 만기 대출금리(5.3%)를 상회한다면 금리인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표내용을 들여다보면 인플레가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지난해 부진에 대한 기술적 반등요소가 많은데다, 공산품값은 하락세여서 인플레압력은 수그러지고 있다. 현재로선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일단 6월말 FRB의 금리인상결정을 지켜본 후 시기와 폭을 정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16일 "중국이 3분기말쯤 대출금리를 5.8%로 인상할 것이며 연말엔 6.0%, 내년 상반기말에는 6.2%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선 중국 금융감독당국이 현재 진행중인 과열산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실태조사 최종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만큼 4분기 정도로 늦춰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U-내년초로 넘어갈 듯

유로지역의 금리인상은 내년초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물론 세계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한 만큼 유로권도 경기개선추세는 역력하다. 1분기 실질성장률은 예상보다 높은 2.4%를 기록했으며,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조정해야 할 만큼의 인플레 압력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우선 성장률 제고에도 불구하고 제조업가동률은 80% 수준으로 최근 15년 평균치(82%)를 밑돌고 있다. 인플레와 직결되는 단위노동비용 상승률도 지난해 2.2%에서 올해는 1%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유가상승에 의한 물가압력도 크지는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골드만 삭스는 "브렌트유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3개월내 0.2%포인트 정도 상승하지만 직접효과는 1년안에 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자재가격 상승은 유로화 강세에 의해 대부분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가 2001년이후 35%가량 절상됨에 따라 달러표시 원자재가격 상승분(40%)을 거의 상쇄했고,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문제는 인플레 기대심리다. 실질적 인플레요인은 별로 없다 해도 경기회복과 유가강세 등에 따른 심리적 기대감으로 임금인상요구가 이어진다면 예기치 않은 물가불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일부 국가들의 의료보험료 인상, 담배·주류에 대한 세금인상 등도 변수다. 다만 펀더멘털에 의한 인플레 압력은 크지 않은 만큼, 기대심리 확산만 효율적으로 제어된다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빨라야 내년초쯤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성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