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김선우(27·몬트리올 엑스포스)가 눈부신 피칭을 하고도 시즌 4승 사냥에 실패했다.김선우는 17일(한국시각)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올 시즌 5번째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의 지원부족으로 헛품만 팔았다. 투구수 69개 중 스트라이크 45개, 삼진 5개로 사사구 없이 역투를 했음에도 프랭크 로빈슨(사진)감독은 김선우를 0―1로 뒤진 6회 강판 시켰다. 3승2패에 방어율은 3.63에서 3.44로 낮아졌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모두 보여준 신들린 피칭이었다. 다만 1회 안타 3개로 1실점할 때는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었다. 김선우는 톱타자 구스만과 2번 민키비치에게 연속 우전안타, 포드를 3루 땅볼로 처리해 1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코스키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지만 헌터를 유격수앞 병살타로 내몰았다.
이후부터는 퍼펙트였다. 2회 존스부터 5회 쿠다이어까지 4이닝 동안 최고구속 93마일(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12타자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하이라이트는 4회초. 3번 포드와 4번 코스키를 좌익수플라이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헌터를 바깥쪽 129㎞짜리 낮은 슬라이더로 또다시 헛스윙으로 처리했다. 이때 관중들의 기립박수 마저 터져 나왔다.
김선우의 투구수나 내용을 고려할 때 로빈슨 감독이 6회초 위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구원투수 로키 비들을 내세운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었다. 빅리그 전체 최악의 성적(20승42패)에 빠져있던 감독의 조급한 결정이었다는 평이다. 6회말 몬트리올은 닉 존슨의 투런홈런 등으로 4―1로 역전해 김선우에겐 더욱 아까운 경기로 남았다. 그러나 결국 몬트리올은 연장 11회에 4―5로 재역전패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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