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새 비디오/ 모나리자 스마일‘관습의 파괴’. 마이크 뉴웰 감독의 ‘모나리자 스마일(Mona Lisa Smile)’에 주어진 과제다. 여기서 말하는 관습이란 1950년대 미국 여성들을 옥죄었던 관념의 굴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여성에게 교육이 필요없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여성이란 남성을 보조하는 존재 정도로 여겼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도 여학생에게는 예절, 식탁 꾸미는 법, 사교술 위주의 교육이 이뤄졌다.
당시 여성의 최대 목표는 좋은 남편 만나 시집 잘 가는 것이었다. 이는 미술 강사 캐서린(줄리아 로버츠)이 부임한 명문 여대 웨슬리의 전통 행사 굴렁쇠 굴리기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전교생이 참가하는 굴렁쇠 굴리기에서 1등 하면 가장 먼저 결혼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 내려온다. 학생들은 이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굴렁쇠를 굴린다.
캐서린은 결혼 때문에 재능을 포기하는 여성의 삶이 못마땅했고 그런 학풍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현대 미술 교육. 유화 나이프 자국이 선연한 잭슨 폴락의 그림을 통해 여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삶과 재능 발휘의 기회를 보여준다.
페미니즘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교육이 돼야 하는 지에 대한 성찰이 숨어 있다. 딱딱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간 점은 돋보이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2003년. 12세 관람가.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꿩 대신 닭/ 스쿨 오브 락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죽은 시인의 사회'가 남긴 유산은 지대하다. 틀에 박힌 학교 생활에 갇힌 어린 학생들과, 이들에게 자유롭고 가슴 따뜻한 세계관을 심어준 교사. 한국의 공교육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관객들이기에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대단했다. 그리고 1989년작 '죽은 시인의 사회'는 2003년 '스쿨 오브 락'(The School Of Rock)으로 부활했다.
영화는 록 밴드 단원인 듀이(잭 블랙)가 우연히 초등학교 임시교사가 돼 반 아이들로 록 밴드를 구성한다는 내용. 감독은 피터 위어에서 리처드 링클레이터, 교사는 키팅에서 듀이로 바뀌었지만 어린 학생들은 그대로다. 교사들이 교내에서 모임을 만든 것도 매 한가지. 키팅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교내 시 암송 모임을 만들었고, 듀이는 '스쿨 오브 락'이라는 학급 록 밴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키팅과 듀이의 반 아이들은 시와 록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스타일의 감동은 기본이고, 실제로 기타와 피아노, 드럼을 연주할 줄 아는 아역 배우들을 캐스팅한 덕분에 영화의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 무엇보다 코미디 배우 잭 블랙의 신들린 기타 연주와 보컬이 압권. 그 역시 한동안 록 밴드에서 기타리스트와 작곡가로 활동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죽은 시인의 사회'보다 훨씬 신나는 영화가 됐다. 전체 관람가.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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