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은 무슨 화장품을 쓰세요?” 진료하다 멋쩍어지는 경우 중 하나가 환자가 이런 질문을 할 때다. 사실 좋고 나쁜 화장품을 판단하는 기준은 애매하다. 광고를 보면 ‘꼭 써야 할’ 화장품이 너무 많고, 광고 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고….나는 가끔 몇 개의 여드름이 나는 피부다. 나는 심하게 피부가 당긴다고 느끼는 날만 크림을 바르며 보통 때 특히 날씨가 더우면 에센스나 로션, 로션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피부과 의사가 된 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품이 자외선 차단제이다. 몇 분 후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파우더로 마무리한다.
40대가 되어 한가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항노화제품(비타민 C, 비타민 E, EGF 등)이다. 노화방지를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심리적 위안효과도 큰 것 같다.
화장품을 선택할 때 ‘잘못된 상식’ 몇 가지만 알아둬도 큰 도움이 된다. 먼저 비싼 화장품이 좋으리라는 것은 부분적 진실일 뿐이다. 물론 값비싸고 새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 좋은 것은 분명하나 나이, 피부 타입에 맞지 않으면 모두 낭비일 뿐이다. 더욱이 고가 화장품은 피부염을 일으키지 않으리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피부염의 원인을 못 찾는 경우도 있다.
식물성 성분은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편견이다. 여드름이 악화하고 있는데도 “독소가 나오고 있는 과정”이라며 방치하면 큰 대가를 치른다. 또 20대부터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은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른 나이부터 관리하려 하다가 오히려 피부를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
화장품은 필수품인 동시에 사치품이다. 이중 색조 화장품보다는 기초 화장품, 특히 크림타입의 제품에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한다. 고가품보다 믿을만한 브랜드, 신뢰할 수 있는 구입처를 통하는 게 좋다.
또 바르는 순서대로 모든 화장품을 다 살 필요도 없다. 피부 타입, 그 날의 피부상태에 따라 한두 가지만 발라도 그만이다. 건성인 사람은 스킨이나 아스트리젠트는 불필요하며 오히려 수분크림이 필요하다. 지성인 경우는 에센스 혹은 로션만으로 충분하다. 연령별로 20~30대는 세안, 보습 제품을 신경써서 구입하고, 40대부터는 노화방지제품에 관심을 가지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1년 내내 빠뜨려서는 안 될 필수 화장품이다.
끝으로 샘플 화장품을 제대로 활용하자. 이것 저것 끼워주는 샘플을 탐내 제품을 사는 우를 범하지 말고, 화장품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는 확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수피부과 신현주 원장·피부를 연구하는 피부과 의사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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