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지명을 고사한 뒤 백의종군을 다짐했던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조금씩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의 말에는 아직도 상당한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 당내 평가다. 한 측근은 "김 의원은 한때 상임중앙위원 사퇴를 고려했다"며 "그러나 혼란스러운 당에 무게 중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나름대로의 역할을 찾아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우선 국회 내 '2만불 경제포럼' 구성 준비를 마치고 함께 할 여야 의원들을 접촉 중이다. 측근은 "지사시절 '소득 2만불 달성'은 김 의원의 핵심 화두였다"며 "포럼은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다지며 머지 않아 맡겨질 '큰 역할'을 위한 준비"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한나라당 공격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6일 회의에서 신행정수도 이전 재검토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에 대해 그는 "총선 전에 충청권 눈치 보느라 가만히 있더니 총선 후에 떠들고 있다"며 "그것이야말로 정략적 발상"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와 함께 우리당내 소수에 불과한 영남권 의원들의 '버팀목'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이 직접 나서서 일을 하는 것은 꺼리지만 중앙 정치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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