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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후보지를 가다]<1>공주(장기)·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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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후보지를 가다]<1>공주(장기)·연기

입력
200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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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찬반논란 속에 신행정수도 후보지 4곳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해당 지역 주민들은 "내땅은 어떻게 되는냐"를 놓고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또 수도권 지자체들은 "결단코 보내줄 수 없다"며 반대 운동을 본격화하고 나서 적지 않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천도(遷都)냐 아니냐는 논란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이들 논쟁과 논란을 일단 뒤로 하고 행정수도 후보지 4곳을 미리 가보았다. /편집자주

25년전 백지화됐던 새 도읍지의 청사진이 환생할 수 있을까.

대전에서 국도 1호선을 타고 서울 방향으로 20분 가량 차를 달리면 좌우로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연기군 금남면. 조금 더 달리면 금강이 나타나고 강을 건너면 왼편이 공주시 장기면, 오른편이 연기군 남면과 동면이다.

15일 행정수도 후보지 발표 직후 찾아간 이 일대는 3공화국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도로 낙점했던 곳답게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신행정수도 건설 계획이 나오기 무섭게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손꼽혔고 지금도 1순위로 거론되는 곳이다.

서울과 흡사한 지형 "확실해요"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나머지 3개 후보지는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할 정도로 이미 행정수도의 입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주민 김모(55·농업·연기군 남면)씨는 "행정수도가 온다는 얘기 때문에 땅값이 배는 올랐다. 공시지가로 농지를 수용하면 그 돈으론 근처에 땅을 살 수 없어 원주민들은 결국 고향을 등져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대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으로 풍수지리학자들로부터 "하늘이 낸 도읍지"라는 평가를 받아온 곳. 후보지 중심부인 연기군 남면에는 서울의 남산 처럼 전월산(해발 260m)이 위치해 있고, 그 아래로 다른 후보지에는 없는 큰 강줄기(금강)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굽이쳐 흐른다. 마치 한강이 강남과 강북을 나누는 서울과도 흡사한 지형이다. 전월산에 올라서니 드넓게 펼쳐진 평야와 천리길 금강의 장관이 한 눈에 들어왔다.

서울 출퇴근은 어렵고 사통팔달

이곳은 교통여건도 뛰어난 편이다. 국도 1호선이 남북으로 관통하고 있다. 서남쪽에선 2008년 개통 예정인 당진∼상주 고속도로의 건설이 한창이다. 또 동쪽으로는 경부고속철도와 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다. 청주공항도 30㎞ 지점에 위치하는 등 광역교통망이 좋다. 서울에서는 직선거리로 120㎞ 떨어져 멀지 않으면서도 출퇴근은 어려운 거리다. 대전과 청주로부터는 각각 10㎞ 거리에 불과해 도시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 일대는 논밭과 야산으로 이뤄진 구릉지가 많아 개발이 용이하며 신행정수도의 50만 인구가 사용할 하루 20만톤의 용수는 대청댐과 미호천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탁월한 입지조건 때문에 이곳은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되기 전에 충남도청의 이전 대상지로 꼽히기도 했다.

광역도시권 비대화 등 우려

그러나 충청권의 서쪽에 치우쳐 있어 전라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원도와 경상도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배후도시인 대전, 청주와도 너무 가까워 독립적인 신도시보다 광역도시권이 신행정수도 때문에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일대는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땅값이 3배 이상 뛰어 향후 토지수용과 보상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대 강현수(도시행정학부) 교수는 "4개 후보지 가운데 공주·연기가 국가균형발전효과와 접근성, 주변환경 등에서 가장 빼어난 곳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최종 후보지가 어느 곳으로 결정되든 수도권의 상대적 박탈감과 반발을 달래주고 행정수도 이전이 지역간 상상,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점을 설득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주·연기=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공주(장기)·연기군 현황

●위치: 충남 공주시 장기면, 연기군 남면, 동면, 금남면 일대

●면적: 약 2,160만평

●지리여건: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120㎞, 대전과 청주에서 각각 10㎞

●교통: 국도 1호선이 남북으로 관통, 동쪽에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서남쪽에 당진~상주 고속도로(2008년 개통 예정)

●장점: 전월산과 금강이 어우러진 배산임수, 평야와 구릉지로 개발 용이

●단점: 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원, 영남 접근성 떨어져, 대전으로의 도시권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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