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권이양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라크 정유 시설 및 관련 인사들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면서 이라크 원유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또 주권 이양에 즈음한 대규모 테러를 우려, 외국인은 물론 일부 이라크인 마저도 바그다드 탈출 대열에 동참하고 있어 향후 이라크 임시정부의 정상가동 등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16일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일대 유전 시설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가지 탈라바니가 자택에서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숨졌다.
쿠르드족 정치 지도자 잘랄 탈라바니의 사촌인 가지 탈라바니는 이라크 북부 유전을 총괄하는 북부유전회사(NOC)의 보안을 책임지면서 NOC와 미군간 연락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에 앞서 15일 이라크 남부 유전지대의 송유관에도 저항세력의 공격이 감행돼 수출 전용 주송유관이 폭발, 이로 인해 하루 170만배럴에 달하던 원유 수출규모가 50만 배럴로 크게 줄었다.
저항세력은 4월부터 키르쿠크―터키 북부 송유관, 바스라 인근의 남부 송유관에 대한 공격을 지속적으로 벌여왔으며 이에 따른 수출 손실 규모는 2억 달러를 상회한다고 이라크 석유장관이 밝혔다.
최근 임시정부 외무차관 등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암살되고 바그다드 시내에서 자살 차량 폭탄 테러가 줄을 잇자 부유층 이라크인들이 요르단 암만 또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등으로 대피하고 있다.
이욱헌 한국 국제협력단 바그다드 사무소장은 "최근 사무실을 옮기기 위해 시내에 한 주택을 임대했는데 집 주인이 치안상황을 우려하면서 암만으로 떠나버렸다"고 말했다. 심지어 외국에 출장중인 이라크 임시정부 관리들과 이슬람 성직자들도 입국을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라크 연합군 임시행정처가 최근 이라크인 1,0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5%가 '미군이 떠나야 이라크가 안전해진다'고 답했고 54%는 '미국 전체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이라크인들을 학대한 미군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바그다드=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