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바람도 날 못 막아""욕심을 부리지 않고 일단 컷 통과를 목표로 하겠다."
17일 밤 개막하는 US오픈 현지 적응 훈련 중인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16일 "마스터스에서 3등을 했다고 자만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메이저대회는 코스가 어렵고 출전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 자칫하면 망신을 당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이 12번째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보도한 최경주는 "우선 컷오프를 피하는 것이 1차 목표이고 다음에는 20위 이내입상으로 목표를 잡았다"며 "휴식도 충분했고 컨디션도 좋다"고 말했다.
13일과 14일, 16일 등 3차례에 걸쳐 연습라운드를 한 최경주는 시네콕힐스골프장에 대해서는 "정말 어렵다. 이븐파만 치면 무조건 톱10 안에는 든다"고 소개했다. 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연습 라운드도 하루는 10번홀에서, 하루는 1번홀에서 시작해보고, 또 오전오후 시차적응을 위해 하루는 오전, 다음날은 오후 등으로 연습시간을 잡아 적응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있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내지 못하면 안된다"고 강조하는 최경주는 "그린이 단단하고 빨라 핀 근처에 떨군 볼도 마구 흘러 엉뚱한 곳에서 퍼트를 해야 할 정도"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맏아들 호준(7)군과 동행한 최경주는 대회장 근처에 집을 빌려 직접 음식을 해먹는 등 컨디션 조절을 하고있다.
■"거친 러프·대서양 강풍" 우승결정
'대서양의 바람을 잡아라.'
제104회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25만달러)는 거친 바람과의 싸움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주 미국프로골프(PGA) 대회가 열리는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힐스골프장에서 연습라운드를 치러본 선수들은 "가뜩이나 미끄러운 그린에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공을 올려 세울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이 골프장은 미국 동부 해안가에 자리잡아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대서양의 강풍이 시종 불어댄다.
13번홀(파4) 110야드 지점에서 5개의 공을 페어웨이(3개)와 러프(2개)에 놓고 샷을 했던 톰 바이럼(미국)은 1개만 그린에 올렸을 뿐, 나머지는 그린에 못 미치거나 벙커, 에지 등으로 굴러 내렸다.
올 시즌 마스터스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은 "17번 홀이 문제가 아니고 7번홀(파3)이 더욱 어렵다. 이 홀에서는 공을 그린에 올리는 선수가 20%도 안될 것이며 4라운드 합계 2오버파 정도면 아주 좋은 성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부는 바람의 특징은 강도가 셀 뿐 아니라 방향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 통상 바람이 강한 코스는 앞뒷바람이 주종이지만 이곳에는 페어웨이를 가로 지르는 옆바람까지 선수들을 괴롭힌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바람이 불면 우승자도 오버파 스코어를 피하기 어렵다"며 "이런 코스에서 우승하려면 첫째도 참을성, 둘째도 참을성, 그리고 셋째도 참을성"이라고 말했다. 비제이 싱(피지)도 "지금까지 겪어본 코스 가운데 가장 어려운 곳"이라며 "바람이 심술을 부리면 오버파 우승자가 나온다"고 엄살을 떨었다. 바람뿐 아니라 러프가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는데다 벙커도 깊다. 뉴욕타임스는 시네콕힐스의 러프가 '공의 무덤'이며 '빠지면 반드시 1타이상의 징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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